日 “北미사일 발사, 지하 대피” 정확하게 경보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이라 주장하는 탄도 미사일 추정 물체를 발사한 지 2분 후인 지난달 31일 오전 6시30분. 일본 정부가 운영하는 재난 경보 시스템 ‘전국 순시 경보시스템(J-얼럿·J-ALERT)’을 통해 오키나와현 주민들에게 피난 경보가 전달됐다. 북한의 발사체가 지나가거나 낙하할 위험이 있는 지역에 사이렌 소리와 함께 스마트폰 메시지가 발송된 것이다.
‘국민 보호에 관한 정보’라는 제목이 달린 메시지는 정보를 압축적으로 담았다. ‘2023년 5월 31일 6시30분 정부 발표. 미사일 발사. 미사일 발사. 북조선(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피난해 주십시오.’
J-얼럿은 미사일 발사나 지진·쓰나미 등 긴박한 재난 상황을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방위성이 북한 미사일을 포착해 비행 경로를 계산하고 나서 일본 상공을 통과하거나 낙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때 해당 지역의 주민에게 경보를 전달한다. 자위대가 미사일 정보를 관방장관실에 전달하면, 관방장관실이 소방청의 송신 시스템을 활용해 경보를 보낸다.
이른 아침이었기 때문에 오키나와에선 큰 소동은 없었다. 하지만 등교하던 일부 학생들이 건물로 대피하는 등 일부 혼란이 발생했다. 한 오키나와 주민은 트위터에 “아들 친구가 학교 가던 도중에 버스에서 내리라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 건물로 피난했다”라고 전했다. 오키나와 나하공항은 J-얼럿이 발령된 30분간 지상 작업을 중단해 항공편 8편의 출발을 늦췄고 모노레일도 운행을 일시 멈췄다. 한 70대 남성은 NHK에 “J-얼럿을 받은 후 집 안에서 TV를 켜놓고 상황을 주시했다”고 했다.
이날 오전 서울에서 경보 오발령으로 혼란이 일면서 짧은 메시지에 상황 설명과 행동 요령을 정돈해 전달한 일본과의 차이가 화제가 됐다. 이 메시지는 사전에 정해진대로 발송된 것으로, 일본 소방청 홈페이지에도 상시 공개돼 있다. 메시지는 미사일 발사, 지진, 쓰나미 등 ‘J-얼럿’이 발동하는 7개 상황에 따라 작성돼 있다. 쓰나미의 경우 ‘쓰나미 경보가 발표되었습니다. 해안 부근에 있는 분은 높은 곳으로 피난해 주십시오’라고 경고하는 식이다.
한편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경보 발령과 거의 동시인 오전 6시32분에 장관들에게 “정보 수집과 분석에 전력을 다해 국민에게 신속·적확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지시하고 긴급 각료 회의를 소집했다. 오전 8시쯤 안전보장회의를 열었다. 상황 종료 후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위반이며, 일본은 북한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하고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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