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광물 채굴 기준 된 심해 생물 DB ‘엉망’… 種 다양성 해칠 우려

변희원 기자 2023. 6.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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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클라리온-클리퍼턴 해역(CCZ) 해저에서 발견된 심해 생물. /SMARTEX PROJECT

글로벌 광물 기업들이 해저에서 광물 자원을 채취하는 심해 채굴에 나선 가운데 이 기업들이 만든 심해 생물 데이터베이스에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기업들의 심해 채굴을 승인하고, 가이드라인도 제공하는데 실제와 다른 정보 때문에 심해의 종(種) 다양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수면 4000m 아래 해저 평원에 널려 있는 금속 단괴(團塊)에는 니켈과 망간, 코발트, 구리 같은 금속들이 잔뜩 들어있다.

과학자들은 심해 생물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환경 영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들의 심해 채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해저 광산 채굴을 결정하는 유엔 산하 국제해저기구(ISA)는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딥데이터’라는 심해 생물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심해 채굴을 하려는 기업은 심해 탐사를 하면서 만나는 생물과 수중에 존재하는 화학물질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딥데이터에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네이처에 따르면 런던 자연사 박물관 연구진이 딥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만518개 기록 중 약 4분의 1이 중복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데이터에 일관성이 없거나 누락된 경우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다른 두 종을 같은 이름으로 분류한 기록이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데이터 과학자 뮤리엘 라본은 “이 데이터베이스는 심해의 종 다양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며 “채굴이 해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딥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라고 했다.

ISA는 딥데이터에 대한 비판에 대해 “연구진은 2021년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그 이후로 기술이 발전해 데이터의 기능과 품질이 향상됐다”며 “데이터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광물 기업을 위한 워크숍과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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