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 첫날… “집토끼 뺏길라” 금리 우대상품 러시

김은정 기자 2023. 6.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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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가동… 대출시장 지각변동 시작
/그래픽=백형선

클릭 몇 번만으로 더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정부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31일 오전 9시부터 가동됐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카카오페이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이나 일반 은행·카드·보험사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앱 설치부터 대환 대출 계약까지 약 15분이면 끝낼 수 있다. 금융사 영업점 2곳을 방문해 최소 2영업일을 기다려야 했던 과거에 비해 대출 환승이 훨씬 편리해진 것이다. 고객 이탈을 막으려는 금융사 간 금리 경쟁으로 소비자 편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날 출시 3시간여 만에 총 834건 대출이 이동했다. 216억원 규모다. 여러 플랫폼으로 분산돼 전반적으로 접속 지연 문제는 크지 않았다.

◇집토끼 달아날라…은행, 금리 낮춘 상품 출시

‘뺏고 뺏기는’ 11조원 규모의 온라인 대환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사 간 경쟁은 초반부터 뜨겁다. 먼저 우리은행은 자사 대출로 갈아탄 고객에게 우대금리 연 0.5%포인트를 제공한다. 6월 말까지는 대출을 갈아타느라 발생한 부수비용(중도상환수수료 등)을 1인당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한다. 서비스 출범 초반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걸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금리 인상 속도가 더딘 ‘신잔액 기준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대환대출 특화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의 이날 금리는 연 4.634%로 금융채를 적용하는 하나은행의 일반 모바일 신용대출 금리(연 5.354%)에 비해 0.72%포인트쯤 낮다. 신한은행은 첫 달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대출 고객인 ‘집토끼’를 지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영업점 직원들에게 고객 이탈 방지 마케팅 가이드를 전파하는 한편, 이탈이 예상되는 대출 고객들에게는 2만원 상당의 금융 쿠폰(예·적금 등 금융상품 가입 시 현금처럼 사용 가능)을 제공했다.

대출 비교 플랫폼들도 각종 혜택으로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연말까지 대환대출 서비스 조회만 해도 1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준다. 또 대출을 갈아탄 뒤 이자를 두 번 정상 납부할 때마다 네이버포인트를 지급(최대 10만 포인트)한다. 토스는 올 연말까지 캐피털 등 일부 2금융권 상품의 중개 수수료를 최대 40% 인하하기로 했고, 소형 플랫폼인 뱅크샐러드는 제휴를 맺은 모든 대출상품 금리를 0.1%포인트 추가로 깎아준다.

◇완벽한 대환 대출 조회는 ‘아직’

카카오페이에선 제휴사 등록이 순차적으로 이뤄진 탓에 이날 오전 일부 고객은 당초 예고됐던 16개 제휴 금융사 금리를 모두 비교하지 못했다. 과도한 개인 정보 요구도 소비자 불편을 샀다.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금융 정보를 가져오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플랫폼이 대출 비교에는 필요하지 않은 결제 내역이나 입·출금 정보까지 요구한 것이다. 단계별 필수 동의 항목이 워낙 많다 보니, 마케팅 활용에 동의한다는 ‘선택’ 동의 사항도 무심코 눌러버릴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여러 금융 상품을 플랫폼에서 비교하기 전에 제휴된 금융사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 은행 등 1금융권과 제휴가 많이 되지 않은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 금리를 조회해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모두와 제휴된 플랫폼은 카카오페이뿐이다. 토스는 1금융권이 농협·하나·광주·경남·대구·SC제일은행 등 6사, 네이버페이는 하나·우리·SC제일은행 등 3사, 핀다는 하나·SC제일은행 등 2사, 뱅크샐러드는 SC제일은행만 비교 가능하다.

네이버페이에서 금리가 연 5%대인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조회했더니, 한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연 14.13% 상품이 떴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신용점수를 올리려고 각 대출을 합치려는 이용자도 있어 대환대출 상품과는 별도로 안내한 것”이라고 했다. 기존 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대환할 상품이 없다는 안내는 작고 흐린 글씨로 써있어서 뒤늦게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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