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이름 없는 별

남궁창성 2023. 6. 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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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요즘 세상에도 간첩이 있어요? 큭큭." 지난 23일 점심식사를 하는데 앞에 앉은 후배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반공과 방첩시대에는 간첩 식별요령이 있었다.

'손자병법'에서는 간첩을 다섯 종류로 분류한다.

반간은 적의 간첩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고, 사간은 우리 첩자에게 거짓 정보를 주어 적에 흘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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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요즘 세상에도 간첩이 있어요? 큭큭.”

지난 23일 점심식사를 하는데 앞에 앉은 후배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마침 보도전문 채널에서는 국가정보원이 전교조를 압수 수색중이라는 속보를 전하고 있었다.

반공과 방첩시대에는 간첩 식별요령이 있었다. 새벽녘 바짓가랑이에 이슬을 묻히고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 소득이 없는데 돈을 펑펑 쓰는 사람, 버스요금이나 연탄값 등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 그 시절 삐라를 주워 파출소에 갖다주면 연필이나 공책을 상으로 받았다.

‘손자병법’에서는 간첩을 다섯 종류로 분류한다. 인간(因間), 내간(內間), 반간(反間), 사간(死間), 생간(生間). 인간은 적 주민을, 내간은 적 관리를 매수해 이용한다. 반간은 적의 간첩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고, 사간은 우리 첩자에게 거짓 정보를 주어 적에 흘리는 것이다. 생간은 적 내정을 정탐한 후 살아 돌아와 적정을 보고하는 것이다.

1491년(성종 22년) 6월4일 평안도 군사령관 이극균(李克均)이 조정에 급보를 올렸다. “적 사정은 귀신에게서 찾아낼 수 없고 사람에게서 찾아야만 알 수가 있습니다. 적정을 모르는 사람은 장수가 될 수 없고 군주의 보좌도 될 수가 없습니다. 간첩(間諜)은 군주의 보배입니다. 그런 까닭에 삼군(三軍)의 일은 간첩보다 친밀(親密)한 것이 없고, 상(賞)은 간첩보다 후하게 할 곳이 없습니다.” 여진족으로 내부 정보를 조선에 알려주던 김주성가(金主成可)에 대한 포상을 건의한 상서였다.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승패는 정보전에서 갈렸다. 미국이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이 모사드(Mossad), 영국이 비밀정보국(MI6)을 운영하는 이유다. 북한의 공작원은 평양 애국열사릉에 묻혀있고 우리의 공작원은 ‘이름 없는 별’로 영원히 빛나고 있다.

밥을 씹다 말고 “글쎄? 고금동서 간첩이 없던 시절이 있었나?” 간첩의 존재를 의심하는 숙맥 같은 새내기에게 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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