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좋지만 비전은 글쎄’…현대차, 미국 전기차 전환 순위 20개사 중 13위
시장 지배력·성능·비전 부문 평가
현대차, 재생에너지 더 많이 써야
1위 테슬라, 2위 비야디 ‘선도그룹’
미국 비영리단체인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가 전 세계 20개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전환을 평가한 결과 현대차그룹이 13위를 차지했다고 31일 밝혔다.
ICCT는 ‘2022 세계 자동차 메이커 순위: 누가 전기차 전환을 주도하는가?’ 보고서를 통해 주요 20개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 전환 순위를 매겼다. 현대차그룹은 이 평가 보고서에서 38점으로 종합 순위 13위를 기록했다.
ICCT는 2001년 설립된 미국의 독립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이 승용차 배출가스를 조작했던 ‘디젤게이트’를 폭로해 유명해졌다. 보고서는 선도자, 전환자, 후발자 등으로 회사를 나눴는데, 현대차그룹은 중간 그룹인 전환자 가운데 하위권에 속했다.
평가 분야는 크게는 시장 지배력, 기술 성능, 전략적 비전 등 3개로 나눠진다. 현대차·기아는 기술 성능 분야에선 종합 점수 58점으로 준수한 점수를 받았다. 전체 회사 중 기술 성능 분야로만 보면 4위다. 현대차그룹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건 테슬라(80점), BMW(78점), 폭스바겐(63점)뿐이다.
기술 성능 분야 하위 평가 항목 중에서도 전기차의 성능과 관련된 세부 항목에선 특히 점수가 높았다. 충전 속도는 75점으로 테슬라에 이어 2위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도 73점으로 상위권이다. 배터리 재활용 항목에서는 최고 점수인 100점을 받았다. 쉽게 말하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는 잘 만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기술 성능 분야 내에서 재생에너지 구매 항목에선 11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시장 지배력 분야에선 35점을 기록했고, 전기차 전환의 전략 비전에선 20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종합 순위는 낮아졌다. 전기차 전환 비전은 전기차 판매 장기 목표, 이를 위한 투자 금액, 경영진 보상과 전기차 개발의 연계 정도를 따져서 평가했다고 ICCT는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환 목표는 공격적으로 설정한 바 있어, 실제 투자 금액과 경영진 보상 연계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책정한 걸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1위는 테슬라(83점), 2위는 비야디(73점)를 꼽았고 상위권인 선도자 그룹으로 분류했다. 중위권인 전환자에는 12곳이 들어갔다. BMW(56점), 폭스바겐(53점), 스텔란티스(50점), 지리자동차(48점), 르노(47점), 메르세데스벤츠(45점), 제너럴모터스(GM, 45점), 상하이자동차(44점), 창청자동차(38점), 포드(38점), 현대차·기아(38점), 창안자동차(36점) 등이 속했다.
하위권인 후발자 그룹에 6개 자동차 회사를 꼽았다. 이 중 5개 회사가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점이 눈길을 끈다. 세계 최대 완성차기업 도요타(30점)를 비롯, 혼다(28점), 닛산(27점), 타타(27점), 마쓰다(10점), 스즈키(0점) 등 6개사가 여기에 포함됐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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