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승리’로 만들어낸 홈런…전준우 “롯데, 지금이 다가 아니다”[스경X현장]
롯데 전준우(37)가 모처럼 ‘손맛’을 봤다.
전준우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7회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3-1로 앞선 7회 2사 3루에서 타석에 나선 전준우는 LG 바뀐 투수 김진성의 2구째 포크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5-1로 앞섰고 8회, 9회 한 점 씩을 추가해 7-1로 승리했다.
전준우는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전준우는 지난달 18일 KIA전 이후 29경기만에 손맛을 봤다. 팀 홈런 16개로 이 부문 최하위였던 롯데에게도 반가운 홈런이었다.
사실 전준우는 최근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9경기에서 타율 0.254 2홈런 17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었다.
다만 안타는 꾸준히 생산했다. 지난 23일 NC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었다.
경기 후 전준우는 “잘 맞은 타구들이 최근 2주 동안 계속 잡히더라”며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빠질 수 있는데 좀 바꿔서 정립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좋은 타구가 나오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이미 아웃됐고, 어쩔 수 없는 타구는 생각을 바꿔서 좋아지려고 하다보니까 안타가 계속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 마디로 이 과정을 ‘정신 승리’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안 하면 진짜 머리 터진다”라고 웃으며 그간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롯데는 팀 홈런이 가장 적지만 팀 타율은 중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모두가 힘을 합치려는 팀 배팅을 하기 때문이다. 전준우는 “크게 친다고 해서 홈런이 나오고 짧게 친다고 해서 안타가 나오는 것 아니다. 타격은 타이밍 싸움이다. 오늘도 볼타이밍이 잘 맞아서 강한 타구가 나오니까 넘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올시즌 롯데의 상승세는 전준우 조차도 놀라울 따름이다.그는 “분위기를 타니까 점수를 줘도 ‘오늘은 괜찮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선수들끼리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까 원사이드로 넘어가는 경기가 많이 없다. 선수들이 버티다보니까 마지막에 찬스가 오고 이겨내면 연승으로 가게 된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전준우는 팀이 더 좋아질 요소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시즌 초에는 롯데가 상위권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없었을 것”이라며 “시즌 개막이 들어가니까 선수들이 임하는 자세나 경기를 풀어가는 운영 능력이라던지 하면 할 수록 많이 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이 다가 아닌 것 같다”던 전준우는 “2군에 있는 잭 렉스도 있고 정훈도 있고 올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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