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8년치 음성파일에 5513명 목소리 있었다

박용필 기자 2023. 5. 3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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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천개 데이터 분석 결과
용의자 45%, 2개 이상 가담
2866건은 ‘범죄조직’ 연루

최근 8년간의 보이스피싱 음성파일을 분석한 결과 범죄 용의자 5500여명 음성이 식별됐다. 2번 이상 범죄에 가담한 경우가 절반에 육박했고, 확인된 범죄조직만 235개에 달했다.

행정안전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음성파일 1만2323개를 분석한 결과, 범죄 연루자 5513명 음성을 식별해냈다고 31일 밝혔다. 음성 파일에 등장하는 목소리 중 피해자 등의 음성을 제외하고, 용의자나 가담자 음성 중 동일인으로 파악된 음성을 가려내 이 같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연루자 5513명 중 2개 이상 범죄에 가담한 경우는 44.8%(2471명)에 달했다. 이 중 범죄 가담 횟수가 2번 이상 9번 이하는 2352명, 10번 이상 19번 이하는 112명, 20번 이상 29번 이하는 6명이었다. 무려 34차례 범죄에 가담한 용의자도 1명 확인됐다.

확인된 범죄 조직 수는 235개, 조직원 수는 633명이다. 이 중 조직원 수가 2명인 조직이 160개로 가장 많았고 3명이 47개, 4명 11개, 5명 7개, 6명 5개 등의 순이었다. 조직원이 18명인 조직도 2개가 확인됐다.

범죄조직이 가담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2866건이었으며, 가장 많은 범죄에 가담한 조직은 범죄 137건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직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된 결과”라며 “1만3000여건 음성데이터들에 대한 추가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더 많은 용의자와 조직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국과수가 개발한 최초의 국산 ‘보이스피싱 음성데이터 분석모델’을 통해 이뤄졌다. 외국어를 기반으로 설계된 해외 모델과 달리 한국어 기반으로 설계돼 동일인 판별 성공률이 96%에 달한다. 공범이나 조력자는 물론 같은 범죄에 가담한 용의자들을 자동으로 분류해 범죄조직 구성 여부에 대한 단서까지 제공한다.

일선 경찰서에서 쓸 수 있는 ‘간소화 버전’도 있다. 국과수는 오는 7월부터 이에 대한 운용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경찰서에서 국과수에 음성데이터 분석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받아보는 데 보통 3주가량이 걸린다”며 “일선 경찰서에서 직접 음성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되면 용의자 여부를 신속히 판단해 출국금지나 영장청구 등의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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