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이건희 기부금’ 연간 400명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자 살린다

서울대병원 전경.

서울대병원이 31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부금으로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자를 위한 정밀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연간 1000~1200명의 소아·청소년 암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30%가 급성백혈병 환자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소아·청소년 암은 소아기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으로 꼽히지만 최근 유전체 분석을 통한 정밀의료가 발전하면서 80% 이상의 환자가 완치되고 있다. 특히 골수 또는 혈액을 통해 수많은 유전자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시스템(NGS)이 도입되면서 암세포의 유전 물질인 DNA와 RNA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게 됐고 더 세밀한 분류와 치료 반응 예측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검사 비용이 200만원이 넘어 건강보험에서 일부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환자가 절반 이상 부담을 해야해서 큰 부담이 돼왔다.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은 이 회장의 기부금을 활용해 2030년까지 국내 소아희귀질환과 소아암 극복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의 유족은 2021년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사업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3000억원을 기부했다.

사업단은 5월부터 전국 소아·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반 유전체 검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각 병원에서 환자 검체를 채취해서 중앙검사기관에 보내면 통합유전체분석위원회에서 결과를 분석한 뒤 환자 담당의사에게 검사 결과를 보내주고 치료에 직접 활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환자 맞춤형으로 치료 예후를 예측하고 초기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 항암제 부작용을 크게 줄이는 대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업단은 매년 전국적으로 약 400명의 환자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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