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찰위성 서해 추락 “재발사” 예고

박은경·유새슬 기자 2023. 5. 31. 21: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창리서 쏜 발사체 ‘엔진 이상’
2시간30여분 만에 “실패” 인정
군, 잔해 수색·인양 작업해 분석
국정원 “김정은 현지 참관한 듯”
‘만리경-1호’ 해상도 1m로 추정
북 발사체 추정 잔해에 ‘점검문 13’ 선명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오전 8시5분쯤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물을 전북 군산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인양했다고 밝혔다. 인양된 잔해물에는 빨간 글씨로 ‘점검문 13’이라고 쓰여있다(작은 사진). 합참 제공

북한은 31일 첫 군사정찰위성을 실은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렸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이 발사체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위성 명목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로 규정하고 고강도 대응을 예고했다. 북한이 빠른 기간 내 2차 발사 계획을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는 더 불안해질 공산이 크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29분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된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발사체를 쏜 지 2시간30여분 만에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지만 2단 분리에 실패해 서해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추락 지점에서 발사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아 인양했으며 추가적인 수색·인양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 참관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만리경 1호는 길이 1.3m, 무게 300㎏급으로, 해상도 최대 1m 내외의 정찰임무 정도만 가능한 소형 저궤도 지구 관측 위성으로 본다며 이같이 보고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0시부터 6월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과 IMO에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1998년 8월 ‘광명성 1호’ 이후 이번이 일곱 번째로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발사 이후 7년여 만이다.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북한이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의 군사적 움직임을 공중에서 들여다보고 핵·미사일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또 인공위성을 우주로 발사하는 데 사용되는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기술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는 용도와 무관하게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떤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

한·미·일은 즉각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북핵수석대표와 유선협의를 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며 규탄했다.

북한은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2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이 추가 발사를 밝힌 만큼 IMO에 통보된 기간 내에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원은 엔진 이상 점검 및 보완에 수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은경·유새슬 기자 yam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