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의 다시보기] 문자 하나 툭 보내놓는 건 '대응'이 아닙니다
아파트나 사무실, 또는 상가에 있을 때 비상벨 들어보신 분 꽤 있을 겁니다.
이건 정말 고쳐야 하는데, 비상벨이 울리면 바로 대피하기보다는 일단 옆 사람을 본다는 겁니다.
"뭐지? 진짜 불인가?" 문제는 그 옆 사람도 나를 봅니다.
그래선 안 되지만 비상벨 오작동이 많아서 무뎌진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꺼놨다가 실제 인명피해가 난 곳도 있었습니다.
오늘(31일) 아침, 서울 시민들에게 배달된 재난 문자와 사이렌.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잘못 보냈다, 아니다 싸웠는데, 일단 오세훈 서울 시장의 말 다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맞습니다.
재난에는 과잉 대응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자 하나 툭 보내놓는 건 일단 '대응'이 아닙니다.
대피할 준비를 어떻게 하고 어디로 대피할지, 그럼 학교 갈 준비하다가 비상식량을 챙기고, 출근하다가 자동차를 놔두고 방공호를 갈 건지…
여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그리고 매뉴얼이 있어야 진짜 '대응'입니다.
북한은 미사일을 또 쏠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사이렌을 울리고 방공호로 피하는 대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북한이 의도든, 실수든 실제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게 대응하기로 합의한다면 우리는 문자 하나가 아니라, 일단 방공호도 더 짓고 회사근태란에 공습경보도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거기까진 모르겠고, 일단 문자 보냈으니 알아서 하라고 하면 대응도 아니고 자칫 양치기 문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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