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코 추격 매수 않겠다는 결심…그래서 오르는 증시[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올들어 미국 증시를 끌어올린 엔비디아 등 AI(인공지능) 관련주가 너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대중들의 심리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점점 더 강세론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CMT 협회를 설립한 랠프 아캄포라와 발표자로 나선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사장인 네드 데이비스, 전설적인 투자자인 래리 윌리엄스 모두 지난해 10~11월 사이에 침체장이 바닥을 치면서 강세장이 시작됐다며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브러시는 하지만 CMT 협회 심포지엄에 참석한 청중들은 전반적으로 신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 양상이 마치 스마트 머니와 일반 대중의 차이를 보여주는 듯했다며 대중과 반대로 투자할 때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증시 격언을 떠올리게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심포지엄 청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6%는 미국 증시가 올해 말까지 하락하거나 횡보할 것으로 전망했고 68%는 향후 3개월간 현금을 보유하거나 소비 필수품 같은 방어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다수가 경제와 증시가 부진할 때 오르는 금값 상승을 예상했다.
지난해 10월14일에 다우존스지수는 2만8755~3만168에서 움직이다 3만38로 상승 마감했다. 이날 거래 범위는 전날 2만9233~2만9455를 완전히 에워쌌다.
아캄포라는 "지난해 10월13일은 거래 범위가 내 인생에셔 가장 큰 폭으로 전날 거래 범위를 넘어선 날"이라며 "그 날이 내게는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였다"고 말했다.
아캄포라는 다우존스지수가 4000대이던 1995년 6월에 7000을 목표치로 제시했고 다우존스지수가 7000에 도달하지 목표치를 1만으로 올려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0월13일 이후 다우존스지수가 여러 차례 흔들렸지만 매번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확신할 만큼 회복했다고 밝혔다.
아캄포라는 또 금융주가 올들어 상당히 부진하지만 역발상적으로 접근해 매수할 때라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인 브러시도 금융주의 내부자 매수 동향을 살펴볼 때 강력한 매수 신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트레이더 래리 윌리엄스는 시장 사이클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포지션을 취하는데 현재 지배적인 사이클은 2025년까지 주식 강세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같은 전망은 에드거 로렌스 스미스의 1930년대 저서 '인간사의 조류: 경제 변화의 평가에 대한 접근'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150년 동안 이어져온 42개월간의 시장 주기에 근거한다.
윌리엄스는 이 사이클이 지난해 여름에 강세로 전환했으며 대통령 선거(대선) 사이클을 포함해 다른 여러 가지 시장 사이클이 2025년까지 증시 강세를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올해처럼 대통령 임기 3년차로 대선 한 해 전에는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모든 상황을 장기적인 사이클과 함께 고려하면 증시는 상승할 것이 분명하다"며 "우리는 강세장에 있으며 조정이 있을 때 매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랠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펀더멘탈상의 조건도 필요하다"며 급격히 하락하는 인플레이션, 고용시장 강세, 강력한 비즈니스 여건 지표가 적절한 랠리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데이비스는 기술적 측면에서 거래량 등 시장 내부 지표들을 조사해 '랠리 관찰 지표'를 작성하는데 기술 지표 중 50% 이상이 강세로 전환하면 매수 신호로 본다. 데이비스는 지난해 11월15일에 '랠리 관찰 지표'의 50% 이상이 강세로 바뀌었으며 이 때 발동한 매수 신호가 현재까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이 같은 매수 신호는 21번 나타났는데 이 중 17번이 시장의 랠리를 정확히 맞췄다. 이 17번의 랠리는 평균 335일 이어지며 평균 21.4% 수익률을 나타냈다.
데이비스는 또 다른 강세 신호로 대중들의 심리가 여전히 부정적이란 점을 꼽았다.
침체가 와도 완만하다면 증시 조정은 얕고 짧게 지나간다. 반면 극심한 경기 침체에서는 증시 하락이 깊고 길어진다. 글로벌 침체가 완만한 수준에 그친다면 모든 악재는 이미 그간의 증시 하락에 반영된 것일 수 있고 따라서 향후 증시 전망은 오히려 낙관적일 수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레한드라 그린달은 "전반적인 지표들은 상황이 괜찮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가계 재정이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침체가 깊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상당 부분이 2020~22년 저금리 때 이뤄져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 소득 대비 이자 상환 비율이 급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구구조상 20~34세에 비해 35~49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는 낙관적이다. 35~49세 인구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재량 소득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지난주 씨티그룹이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데 이어 30일에는 RBC 캐피탈마켓의 미국 주식 전략팀장인 로리 칼바시나가 올해 연말 기본적인 S&P500지수 목표치를 4100에서 4250으로 올렸다.
그는 강세장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의 S&P500지수 목표치는 4400에서 46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새로운 목표치는 대선 주기 3년차(대선 한 해 전)의 과거 평균 수익률(16.3%)에 근접한 것이다.
S&P500지수에 대한 가장 비관적인 목표치로는 올해 말 3800을 제시했다. 이는 경제가 극히 부진할 때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다만 칼바시나는 기본적으로 증시를 낙관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대중들의 심리기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전미 개인투자자 협회(AAI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4주 연속으로 증시에 대해 평균 이상으로 비관적이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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