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더반 찍고 항저우로 “이번엔 금메달이 목표”
한국 탁구가 은빛으로 빛난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기운을 중국 항저우로 가져간다.
한국 남·녀탁구대표팀은 31일 남아공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20년 만에 최다 메달을 따낸 자신감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 이번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신유빈(대한항공)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는 1987년 뉴델리 대회 양영자-현정화 조(금메달) 이후 36년 만에 여자복식 결승에 진출했다.
장우진(미래에셋증권)-임종훈(한국거래소) 조는 2021년 휴스턴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남자복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상수-조대성 조(삼성생명) 조도 남자복식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종목인 단식과 혼합복식이 부진한 게 옥에 티였지만,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3개를 따낸 것은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처음이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자신감을 줬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4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달리 남녀복식이 모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해 금메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띠동갑 콤비’인 신유빈과 전지희는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세계랭킹 1위 쑨잉샤-왕만위 조를 3-0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신유빈은 “무섭게만 여겼던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도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도 (전)지희 언니와 착실히 준비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전지희도 “(신)유빈이와 맞춰갈수록 실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장우진은 “세계선수권에서 또 다시 결승 무대에서 무너진 것은 아쉽지만 계속 도전하면 원하는 금메달의 길도 열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혼합복식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임종훈은 “(장)우진형과 호흡을 맞추는 남자복식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유빈이와 혼합복식도 이제 메달이 나올 때라고 생각한다. 항저우에선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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