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흉기 휘두르며 위협… 평화 집회와 딴판인 광양제철소[법 위에 선 민노총]

장우진 2023. 5. 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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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퇴진' 전면구호로 내세우며
철제구조물 설치 후 '망루농성'
쇠파이프·칼로 위협행위 자행
노란봉투법, 산업계 전반 위협
재계 "엄정한 공권력 보여야"
경찰-노조 간부 '초긴장 대치'31일 전남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높이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체포에 나선 경찰관에게 막대를 휘두르며 저항하고 있다. 전남경찰청 제공

31일 서울 도심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 집회는 별 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각 지역에 있는 산업 현장에서는 경찰과 노조 간 유혈 충돌이 발생하는 등 '강대 강'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민노총의 집회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시위는 단순한 노조의 권익 제고를 위한 게 아니라 일종의 '정치 투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민노총이 노동자의 권익 향상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전면 구호로 내세웠다는 점에 잘 드러난다.

과격한 구호 뿐 아니라 폭력까지 불사하는 민노총의 이같은 행보는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등 국민 일각의 반일 감정을 연일 부추기면서 윤 정부를 몰아세우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민노총과 민주당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 파동처럼 윤 정부를 '식물 정부'로 만들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가 급등 등으로 가뜩이나 서민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과는 거리가 있는 구호를 앞세운 민노총의 집회가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노동계 '하투' 조짐…산업계 긴장 이날 민노총의 '동시다발 총력 투쟁 대회'는 금속노조가 합류했다.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기아 노조는 민노총의 집회에 맞춰 이날 부분파업을 단행했다.기아는 "금속노조 지침 등에 따른 부분파업으로 전 국내 사업장의 부분적 생산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아 노조는 이날 오전·오후 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했다. 앞서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이 지난 26일 "5·31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다. 강행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사전에 보냈음에도 기아 노조는 파업을 강행했다. 금속노조는 "단일 산별노조로서 총파업을 선택했다. 기아의 총파업에 대한 노동부의 행정지도는 명백한 노조 탄압"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대차 노조 역시 이날 오전·오후 각 4시간씩 대의원들만 참석하는 부분파업에 나섰다. 다만 현대차 노조의 경우 이번 파업에 간부급만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차 노조는 오는 13일 노사 단체교섭 상견례를 가진 후 21일 '2023 단체교섭 완전승리 출정식'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지침의 명백한 정치파업"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으로, 무노동 무임금 적용과 법적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국 단위로 열린 불법 집회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1분께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높이 7m의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고 고공 농성 중이던 김준영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무처장이 이를 제압하던 경찰을 상대로 쇠 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김 사무처장 뿐 아니라 경찰들도 부상을 당했다. 김 사무처장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노조의 파업 움직임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7일 쟁의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본격 쟁의행위에 나서기로 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임금 인상률은 10%, 사측은 2.5%로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가 지난달 23~28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에서는 92.39%의 압도적 찬성률을 보였다.

삼성 전자계열사 5개 노조는 쟁의권까지 확보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 4.1%에 합의했다고 공지했지만, 이들 노조는 '합의되지 않은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5개 계열사 노조가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등을 담은 올해 단체교섭 공동 요구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각 사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공동교섭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기회에 법과 원칙 세워야" 산업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노동현장에서도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암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협력본부장은 "오늘 금속노조 총파업은 노동개혁 저지와 관련된 정치파업으로, 목적상 불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상 필요한 파업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의 친노동 정책으로 기업들은 비용 상승과 현장 생산성 하락 등 막대한 피해를 입어왔다. 불법 파업에 대응할 수단도 별로 없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민노총의 이번 집회는 건설노조의 만연한 부패와 부정에 대해 정부가 원칙에 따라 대응한 데 따른 것"이라며 "엄정한 공권력 집행을 통해서라도 일부 귀족 노조의 폭력과 불법을 더이상 용인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재계는 특히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통과되면 불법파업을 더 조장할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에는 노사관계에서 사용자 범위와 쟁의행위 대상을 하청에 재하청까지 거의 모든 협력업체로 확대하고,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장 본부장은 "현재도 적법성 파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여기서 나아가 노랑봉투법 규정처럼 불법파업이 발생했을 때 개개인별로 나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은 불법파업에 대해 사실상 책임을 묻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파업 자체가 더 과격하거나 늘어날 우려가 크고, 대화로 풀어가는 방식이 아닌 힘을 앞세운 파업 만능주의가 횡행할 우려가 크다"며 "노조의 단체 행동은 법적 절차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국가경쟁력 제고와 미래세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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