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이자내다 5%로…빚갚을 생각 아득했는데 15분만에 환승
당국과 금융권이 세계최초로 출시한 ‘대환대출 인프라’가 31일 공개됐다. 오픈 첫날인 만큼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클릭 몇 번으로 대출 갈아타기에 성공한 고객들은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일부 은행들은 대환대출 창구에 한해 금리를 0.3~0.5% 포인트 내리는 등 이자 감면 효과도 나타났다.
많은 대출자들이 오전 9시부터 각자 선호하는 금융사 앱을 통해 대환대출을 신청했다. 본인인증과 정보제공 동의를 하면 내가 대출받은 금융사가 3곳까지 자동으로 조회됐다. 내 대출 조회와 갈아탈 상품 조회까지는 3~5분이 걸렸는데,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간편하게 느껴졌다. 다만 갈아탈 상품을 정하고 새 금융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인증을 받는 것은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됐다. 당국에서 15분 내외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 대로였다.
실제로 연 9.9% 1500만원 대출자가 연 5.7% 금리상품으로 갈아탔고, 저축은행에서 연 15.2% 금리로 8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던 직장인이 연 4.7% 은행 상품으로 갈아탄 경우도 있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에서 3500만원을 대출받았던 다중채무자 이 모 씨는 이날 은행권 상품 하나로 갈아타면서 월 납입금도 줄이고 대출 건수도 줄이는 효과를 봤다.
다만 첫 날이다보니 크고작은 혼란도 있었다. 여러 회사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특정 앱이 다운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한 두번은 허탕을 쳐야 했다. 일부 인기 앱은 예상보다 일찍 하루치 접수를 마감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소비자 불만은 ‘대환할 대출상품이 없는 경우’였다. 고신용자의 경우 기존 대출금리가 충분히 낮아서 더 좋은 상품이 없었고, 중저신용자들은 기존 대출이 많고 신용점수가 낮다보니 이자를 낮추기가 쉽지 않았다. 플랫폼마다 연동중인 금융사가 제각각이어서 다른 금융사 두 세곳에서 다시 대환대출을 조회하고 나서야 갈아탈 상품을 찾은 경우도 많았다.
대환에 성공한 김 씨도 다른 플랫폼에서는 적절한 상품이 나오지 않았다. 토스에서는 기존 대출보다 한도가 높지만 금리도 더 비싼 대출만 안내됐다. 카카오페이에서는 금리가 연 5.21%로 0.8%포인트나 낮은 다른 1금융권 은행 대출을 조회해줬지만, 실제로 해당 은행 앱으로 이동해 대출심사를 진행하자 ‘내부 심사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씨는 “대출금리가 낮다고 조회된 은행이 평소 이용하던 은행이 아니어서 대출심사를 위해 입출금계좌까지 새로 만들었는데 대출이 안된다고 떠서 허무했다”며 “처음부터 확실히 대출이 가능한 곳만 조회됐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환대출 자체를 어려워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40대 윤모 씨는 플랫폼에서 대환대출을 조회한 후 갈아탈 대출을 판매하는 은행 앱으로 넘어갔지만 절차가 복잡해 대환대출을 포기했다. 윤씨는 “비대면 신분증 인증도 제대로 되지 않는 데다가 평소 쓰지도 않던 공동인증서를 요구하는 바람에 결국 시간만 쓰고 대환대출은 못했다”며 “기존에 이용한 적 없는 은행 앱에서 본인인증부터 다 새로 시작해야 하니 낯설고 불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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