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결 안 거친 ‘혁신안’ 독단…“서울시가 절차 위반 묵인”

박다해 2023. 5. 31. 18: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혁신안'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이행하면서 정관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자사 직원을 비난하면서까지 서사원 폐지를 밀어붙여온 황 대표의 무책임한 대응과 함께 주무관청인 서울시가 사실상 이 모든 과정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사원이 이사회 의결 없이 혁신안 실행 절차를 밟은 데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절차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게 맞다"고 답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노조 및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예산 100억원 삭감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마련한 ‘2023년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혁신 계획안’ 중 종합재가센터 통폐합과 관련한 부분.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혁신안’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이행하면서 정관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주도한 황정일 서사원 대표는 30일 “서울시가 (서사원에 대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자사 직원을 비난하면서까지 서사원 폐지를 밀어붙여온 황 대표의 무책임한 대응과 함께 주무관청인 서울시가 사실상 이 모든 과정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사원은 지난 3월 성동종합재가센터(모두돌봄센터)에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가 5월 말을 바꿔 “계약 연장으로 변경 결정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성동센터는 오는 8월31일까지 계약을 2개월 연장한 상태다. 상황은 은평종합재가센터도 마찬가지다. 서사원은 4월 은평센터에 임대차 계약 종료 공문을 보냈다가, 한달 뒤에 계약을 2개월 연장하라고 번복했다.

성동·은평센터는 서사원의 ‘혁신안’에서 폐지 대상으로 꼽힌 곳으로 각각 6월30일, 7월14일 계약 만료를 앞둔 상태였다. 통상 임대차 계약을 월 단위로 맺지 않는데도 ‘2개월 연장’을 주문한 건, 지난해 삭감된 예산으로는 8월 이후 운영이 어려운데다 혁신안이 센터 8곳을 폐지하는 걸 뼈대로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중 계약 만료를 앞둔 강동과 서대문종합재가센터 역시 서사원으로부터 계약 종료 결정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해당 혁신안이 내부 논의 중인 단계인데 센터에 계약 종료 또는 연장 여부를 통보하는 건 서사원 정관을 위배하는 행위다. 서사원 정관 16조는 △조직 및 기구 △재단의 사업계획 △재단 해산에 관한 사항 등은 이사회 의결 절차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사회 안건은 사전에 소관 부서와 협의를 한 뒤에 상정하는데,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 과정도 없었고 별도로 이사회가 개최되지도 않았다.

이러한 공문 통보가 “절차적 정당성이 없는 황 대표의 월권 행위”(서사원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사원 혁신안 논의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서울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비대위 관계자는 “서울시는 (절차 위반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사원이 이사회 의결 없이 혁신안 실행 절차를 밟은 데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절차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게 맞다”고 답했다.

 서사원 황 대표는 "서사원의 폐지를 밀어붙이는게 아니라 예산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운영이 목적대로 되지 않아 운영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자사 직원을 비난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구조를 비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