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에 대량살상무기 실은 선박 나타난다면… PSI 해양차단훈련 가보니

홍주형 2023. 5. 3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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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에서 대량살상무기(WMD)나 그 제조에 필요한 물자를 선적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발견되면 어떻게 이를 차단할까.

다만 기상 상황 악화로 외국 선박들은 오전 6시부터 약 1시간 동안의 시뮬레이션 훈련(절차훈련)을 마친 뒤 자국으로 돌아갔으며, 이날 PSI 대표단과 언론에 공개된 시연은 한국 해군과 해경의 지휘소연습(CPX)과 승선검색 훈련으로 축소돼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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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기 PSI 고위급회의 일환으로
韓해군 주관 ‘이스턴 엔데버 23’ 실시
해상에서 대량살상무기(WMD)나 그 제조에 필요한 물자를 선적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발견되면 어떻게 이를 차단할까. WMD를 차단하려는 같은 목표를 가진 나라들끼리의 해상 협조는 어떻게 이뤄질까.
해경특공대가 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수색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한국이 주최한 20주기 확산방지구상(PSI·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 고위급회의의 일환으로 우리 해군이 주관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엔데버 23’이 31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실시됐다. 한국의 왕건함과 해경함, 미국의 밀리우스함, 일본의 하마기리함, 호주의 안작함이 제주 해상에 모였다.

다만 기상 상황 악화로 외국 선박들은 오전 6시부터 약 1시간 동안의 시뮬레이션 훈련(절차훈련)을 마친 뒤 자국으로 돌아갔으며, 이날 PSI 대표단과 언론에 공개된 시연은 한국 해군과 해경의 지휘소연습(CPX)과 승선검색 훈련으로 축소돼 진행됐다. 앞서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캐나다에서 파견한 인원 20여 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협조본부는 WMD 적재 의심선박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들은 향후 실제 상황에서도 해상에서 긴밀하게 협조해 WMD 차단을 위해 함께 움직이게 된다.

PSI 대표단과 언론에 공개된 실제 훈련에선 WMD 관련 물자를 실은 ‘의심선박’ 역할을 한 우리 해군의 대청함에 먼저 해경특공대의 고속단정(RIB)으로 빠르게 접근했다. 이들은 대청함에 올라 선장 등 주요 인물들의 신변을 확보했다. 군이 실제 수색을 하기 전에 경찰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다.
31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실시된 PSI 해양차단훈련 승선검색 훈련에서 해경특공대가 고속단정(RIB)을 타고 대량살상무기(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훈련상으로는 대청함)에 오르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특임대가 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오르고 있다. 해군 제공
이후 해군 특임대가 투입됐다. 이들은 의심선박인 대청함 갑판창고에서 WMD로 의심되는 물질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국군화생방사령부의 특임대가 투입됐다. 특임대는 이 물질이 화학무기에 사용되는 신경작용제임을 확인해 샘플을 채취했다.
해경, 해군, 화생방사령부의 의심선박에 대한 세 번의 접근이 있은 뒤 훈련은 종료됐다. 당초 준비된 시나리오는 이 과정에서도 한·미·일·호 특임대가 함께 투입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훈련이었다.
국군화생방사령부 특임대가 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에서 의심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서는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 해군 제공
이날 다국적 훈련의 지휘관을 맡은 김인호 해군 제7기동전단장은 훈련 뒤 기자들과 만나 “해상에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이번 훈련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위한 우리 정부와 군의 주도적 역할 수행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71개국에서 참가한 PSI 고위급회의 대표단은 이날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에 승선해 훈련을 참관했다. PSI 해양차단훈련의 지휘는 훈련 주관국이 맡는다. 한국이 맡은 것은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세번째다.
PSI 고위급회의 대표단이 마라도함에 올라 해양차단훈련을 참관하고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서귀포=홍주형 기자
◆확산방지구상(PSI)이란
 
2002년 12월 정체불명의 선박이 아라비아해 공해상에서 미국 정보에 따라 스페인 군함에 나포됐다. 북한인이 탑승한 ‘서산호’였다. 당시 서산호 안에는 예멘으로 보내는 15기의 북한제 스커드미사일이 선적돼 있었다. 하지만 국제협력의 틀 부재로 미국과 스페인은 서산호를 억류하지 못했다.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WMD 확산 방지를 위한 새로운 국제협력을 모색한 것이 PSI다.

서귀포=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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