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코인 파문에… 민주, 계파 갈등 이어 청년당원도 분열

김세희 2023. 5. 3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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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친명, 김남국 사퇴 입장차
일각선 "민심 내팽개쳤다" 한탄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75주년 국회개원기념식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거래 논란'을 고리로 계파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혁신기구 출범은커녕 논란만 커지고, 자신들 몫으로 배정된 상임위원장 자리를 채우는 데도 실패했다. 당 일각에선 "계파 간 밥그릇 싸움에 총선 민심은 내팽개쳤다"는 자조가 나온다.

일단 당내에서 김 의원의 징계를 두고 벌어지는 계파 갈등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전날(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 의원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는데도,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는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두고 입장차를 보였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총선 민심을 우려하며 김 의원을 향해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사퇴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친명 강성당원들이 김 의원을 비판하는 청년 정치인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전선에 불을 붙였다.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전대위) 쇄신을 촉구하는 대학생·청년 권리당원 512인 모임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을 비판한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 대관은 친명 강경 초선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민형배 의원이 도왔다.

김남국 의원은 2주 간의 잠행을 끝내고 이날 오전 국회 사무실로 출근했다. 김 의원은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특별위원회에서 결정한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진사퇴 요구에 대해선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달 12일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두고도 입장차가 크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의 '코인논란' 등으로 형성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선 가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는 '정치탄압' 프레임이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혐의를 거듭 부인하고 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검찰의 정치행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도 "혐의 사실 자체가 과연 인신 구속할 만한 사유가 되는지 묻고 싶다. 야당을 망신 주려는 정치적 의도에만 충실한 것 아니냐"고 했다.

상임위원장 인선도 논란거리다. 논쟁은 전날 본회의 개최 30분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왔다. 당초 교육위원장에 박홍근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에 정청래 최고위원, 복지위원장에 한정애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그러나 기동민·허영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이 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토론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고, 참석자들이 박수로 동의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 의원은 의총에서 "'기득권 나눠먹기'의 전형으로, 이런 모습이 혁신과 쇄신을 하겠다는 당의 모습으로 보이겠나.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위원장 후보 가운데 박 의원과 한 의원은 각각 원내대표와 장관직을 지냈고, 정 최고위원은 현재 당직을 맡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장관이나 주요 당직을 지낸 경우 상임위원장을 하지 않았던 '관례'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만큼 기준을 다시 세우자는 주장이다. 결국 위원장 선출은 보류됐다.

혁신기구(혁신위)도 위원장 인선과 기구의 역할, 권한 등에 관한 계파 간 이해관계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비명계는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이 혁신위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친명계는 혁신기구 권한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친명인 민형배 의원은 "비대위를 생각하면 안 된다"며 "당의 전권을 어떻게 넘기는 혁신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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