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거래 신고했다'는 빗썸 … 與에 거짓말 논란
조사단 "빗썸, 진상조사 방해"
"업비트도 金 자금세탁 의심
검찰에 신속한 수사 촉구"
이재원 빗썸 대표가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조사단)' 회의에 참석해 김남국 의원의 이상 거래에 대해 "지난해 3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시 김 의원의 이상 거래를 FIU에 신고한 거래소는 업비트뿐이었기 때문에 허위 진술 논란이 일고 있다. 빗썸은 지주사인 빗썸코리아와 함께 '50억원대 거래소 상장 뒷돈' 수사에 연루돼 있다.
31일 조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조사단 제3차 회의에 참석해 김 의원의 '이상거래 신고' 문제에 대해 '왜 다들 빗썸이 당시 FIU에 신고를 안 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김 의원의 '이상거래' 직후 빗썸의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의 '가상자산 대량 보유 의혹'이 불거진 이후 부랴부랴 신고했을 가능성까지 배제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업비트가 FIU에 이상거래를 신고한 시점에 빗썸의 신고는 없었다.
또 다른 조사단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이 대표가 FIU 보고 여부에 대해 명확히 확인해주지 않았는데, 모호한 발언으로 진상조사를 방해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또 "업비트는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을 통해 자금세탁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레이스왑은 탈중앙화 금융 성격의 예치 서비스다. 김 의원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위믹스와 클레이 코인을 클레이스왑에서 마브렉스(MBX)와 교환하는 식으로 마브렉스를 사들인 바 있다. 김성원 조사단장은 이석우 업비트 대표에게 현안질의를 한 31일 4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업비트 측에서는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을 통한 자금세탁이 매우 의심이 가는, 비정상적인 거래로 보인다'고 했다"며 "조사단은 '김남국 의혹'과 관련해 서울남부지검에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를 요청하는 촉구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은 17일 만에 국회에 나타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결정한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비트에서 수상한 거래 흔적이 있다'는 말에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업비트에 다시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두나무(업비트)는 입장문을 통해 "특정인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일반적인 사례에 대해 설명드렸음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사단 위원을 맡고 있는 김경율 회계사는 "김 의원이 제출한 금융거래내역을 가지고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8일께부터 조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김 의원이 탈당하자 민주당은 '자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태도가 왜 바뀌었는지 소명이 필요하고, 민주당은 과거 김 의원이 제출한 자료를 조사단과 공유해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단은 위믹스 코인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제출한 자료에서 대량의 마케팅을 위해 코인을 입고시킨 지갑주소 여러 개가 나왔다고 밝혔다.
윤창현 조사단 간사는 "조사단이 이들 지갑 주소의 포렌식을 모 법무법인에 의뢰했고, 주소에 나와 있는 여러 정보들 중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다음 회의 때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위메이드 등에서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합법화를 위해 상장되지 않은 위믹스를 에어드롭 방식으로 로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다음 조사단 5차 회의는 6월 8일에 열린다. 김 단장이 "'재야의 코인 고수'를 모시고 회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김남국 코인 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변창호 코인사관학교'의 변창호 씨가 참석할 예정이다.
[김희래 기자 /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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