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조국·호국·보훈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6 현충일, 6·25 한국전쟁, 6·29 제2연평해전이 일어났다. 공직생활에 있다 보면 현충원을 방문할 일이 많다. 필자도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필두로, 새해 첫 업무를 앞두거나 공직처를 옮길 때마다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을 기리며 업무를 구상하고 마음도 바로잡는다.
현충원에 가면 참전용사분들이나 보훈가족을 만나게 된다. 그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다짐한 것이 있다. 자신의 미래를 희생하면서까지 조국을 지킨 분들을 돕자고. 이를 위해 대전시장 시절 보훈공원과 보훈회관을 조성하여 보훈가족에 대한 감사를 널리 전파하고자 했다. 생활이 어려운 보훈가족을 돕기 위한 봉사단도 출범시켰다. 국가유공자 가정의 현관문에는 명패를 달아드렸다. 이것은 자손에게는 자랑스러움과 당당함을, 이웃에게는 고마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를 담아 만든 것이다.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도리이다. 이런 문화가 확산되기를 원했다. 물질적인 지원 외에 모두가 좀 더 조국과 유공자에 대해 감사를 표시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조국은 우리의 이름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속에 박성효가 있고 매경춘추 독자도 있다. 조국이 바로 나이고, 또 다른 우리의 이름이다. 호국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의무다. 조상에 대한 도리이고, 미래 후손을 향한 의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많은 어려움과 아픔을 겪었다. 따라서 나라를 지키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의무다. 보훈은 더 중요하다. 보훈이라는 개념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어느 누가 전선에 나가 피를 흘리고 나라를 지키겠는가. 보훈이야말로 조국을 지키고 정의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큰 척도이다.
2007년 1월 1일, 현충탑에 참배하기 위해 현충원을 찾았을 때 방명록에 이 생각을 정리해 적었다.
"조국 : 또 다른 우리의 이름입니다. 호국 :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의무입니다. 보훈 : 미래를 위한 우리의 도리입니다."
방명록에 남긴 글은 알음알음 전해져 서예가 일강 전병택 선생으로부터 자신의 필체로 담아내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이 글귀는 일강 선생의 손에서 다시 살아나 시장 접견실에 내걸렸다. 그랬더니 어느 날 한 기자가 인터뷰 도중 이 글귀를 보고 기사화했다. 국가보훈처, 육군 32사단 등 여러 곳에서 글귀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그리고 국립대전현충원 주차장에 이 글귀를 새긴 보훈비가 세워졌다.
일강 선생의 액자는 이후로 필자와 늘 함께하고 있다. 지금은 재직 중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집무실에 걸려 있다. 곧 제68회 현충일이 다가온다. 다시 한번 조국, 호국, 보훈을 마음에 새기며 평화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모든 호국영령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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