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없애도 실시간 이슈는 네이버…누리호·경계경보에 몰려
5분간 장애, 비상 모니터링으로 곧 정상화
누리호 3차 발사 때 35만 명 네이버TV 시청
정치권 우려로 실시간 트렌드 포기
정치 좌표찍기 가능성 없애면 서비스 검토할만
이용자 편익과 빅테크 경쟁위해 필요
네이버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를 중단했지만, 지금 뭔 일이 발생했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여전히 네이버를 찾는다. 이용자들의 습관이 실시간 이슈에 있는 만큼, 과도한 상업적인 마케팅이나 정치적인 좌표찍기 우려만 차단된다면, 실시간 트렌드 서비스를 시작해도 재난 정보 신속 제공 같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계경보 해프닝에 네이버에 몰려 5분 접속 장애
네이버는 31일 오전 한때 접속 장애를 겪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 소식에 따른 서울시 경계경보 문자로 접속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6시 40분부터 5분가량 네이버 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메인 화면에 접속하면 ‘네이버 홈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네이버 관계자는 “위급 재난문자 발송으로인한 접속 트래픽 증가로 약 5분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면서 “인지 직후 비상 모니터링 대응 중이며 곧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이번 장애는 서울시가 낸 경계경보 오발령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가 문자메시지로 밑도 끝도 없이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문자를 보내자, 출근길을 서두르던 시민들은 경보 발령 이유나 대피소, 행동요령 등을 검색하기 위해 네이버에 몰려 모바일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후 서울시는 ‘상황 파악전 우선 경계경보 발령, 상황 확인후 해제’라는 메뉴얼대로 했다는 보도참고자료를 냈지만, 시민의 혼란과 불만은 극에 달했다. 이날 아침 해프닝은 북한이 남쪽방향으로 ‘북 주장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가 실패한 게 원인이지만, 재난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네이버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려 한다는 점은 재확인했다.
누리호 3차 발사 때 35만 명 네이버TV 시청
재난 정보에 대한 궁금증 해소뿐 아니라, 국가적인 관심 행사에서도 네이버는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 5월 25일, 국산 로켓 누리호 3차 발사 날 네이버TV에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생중계 방송이 진행됐는데, 당일 재생수 47만 명, 당일 시청자 수 35만 명, 최대 동시 접속자 수 9만 명을 기록했다. 생방송 이후 현재까지 과기정통부 채널 재생 수는 61만 8235건에 달한다.
이 같은 수치는 과기정통부 유튜브 채널 시청자 수를 넘어선다. 누리호 3차 발사 시점인 5월 25일 6시 24분 전후로 네이버TV의 동시 접속자수는 최대 9만 명에 달했지만, 비슷한 시간 유튜브 채널에선 2.3만 명 정도가 시청 중이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유튜브 계정은 개설한 지 오래돼 6만 3400명 정도가 구독하나 네이버TV 과기부 채널은 당시 구독자수가 5012명 정도”라면서 “하지만, 누리호 발사 생중계 트래픽은 네이버에 몰렸다”고 전했다.
정치권 우려로 실시간 트렌드 포기
재난 위기 상황이나 국가적 행사에서 이용자들은 실시간 네이버를 찾고 있지만, 네이버는 2021년 2월 4일 급상승 검색어(실검)을 중단한 뒤 유사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애초 네이버는 하반기 ‘트렌드 토픽’이란 실시간 트렌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정치권의 걱정으로 사실상 서비스 계획을 백지화했다.
네이버는 ‘트렌드 토픽’은 검색어 입력량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많이 생산하고 소비한 웹문서 전체에서 이슈를 추출하고 정치 분야는 제외해 과거 실검과 다르다고 설명했지만,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벌어진 여야의 실검 전쟁 같은 일이 재발될 까 걱정하는 정치권의 우려를 잠재우진 못했다.
하지만 악용 가능성을 없앤다면, ‘트렌드 토픽’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도 검토할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다음(Daum)은 유사한 ‘투데이 버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이용자 편익과 빅테크 경쟁 위해 필요
포털은 인터넷의 관문국인데 인터넷의 특성은 실시간성이고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실시간 이슈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정도를 빼면 거의 유일하게 자국 검색엔진을 가진 나라인데,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2017년 80% 대에서 2023년 5월 현재 56.5%(인터넷트렌드 조사)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장을 지낸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국 인터넷 플랫폼이 어느 정도 강력한 나라인데 점점 기울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이용자가 원하는 실시간 이슈를 전하는 기능은 재난 대응에 필요할 뿐 아니라, 이용자 중심주의에도 맞고, 구글 유튜브나 트위터 같은 빅테크들과 경쟁하는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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