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밀어" 민노총 실랑이…캡사이신 분사기 준비한 경찰 '충돌 긴장'

양윤우 기자, 김지은 기자 2023. 5. 3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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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조합원들과 경찰은 펜스 설치를 두고 10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앞서 경찰은 민주노총에 이날 오후 5시까지 집회를 허가했다.

이어 "불법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해야 한다"며 "경찰 법집행 과정에서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을 방해할 경우에는 즉시 현장 검거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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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2시쯤 서울 경찰청(본청) 앞 민주노총 조합원과 경찰이 집회 공간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사진=양윤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경찰이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캡사이신 분사기를 동원해 저지하겠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내세운 가운데 곳곳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조합원 50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 왕복 8차로 중 3차로를 점거했다.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조합원들과 경찰은 펜스 설치를 두고 10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2~4차로를 차지한 노조는 2차로 중간에 설치된 펜스를 움직여 조합원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넓혀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1차선에서 통행하는 차량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일부 조합원은 펜스를 두 손으로 잡고 경찰을 향해 밀었고, 경찰은 "밀지 말라"고 경고했다. 노조 관계자는 마이크를 들고 "경찰은 빨리 집회를 시작할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결국 경찰이 펜스를 뒤로 빼주며 실랑이는 진정됐다.

31일 오후 2시쯤 서울 경찰청(본청) 앞 민주노총 한 조합원이 펜스를 밀고 있다 /사진=양윤우 기자


비슷한 시각 용산구 삼각지역에서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의 시위와 보수성향 시민단체 '신자유연대'의 집회가 열려 긴장이 고조됐다. 경찰은 충돌을 막기 위해 이들 사이에 펜스를 설치했다.

신자유연대는 건설노조의 집회 시작 시간보다 1시간 이른 오후 1시부터 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 지지자들은 빨간색 천막 아래에서 빨간색 모자를 쓰고 "민주노총 해체하라" "경찰한테 맞지도 않았으면서 맞았다고 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오후 2시부터 전쟁기념관 북문 인근 도로를 점거해 앉아서 "열사정신 계승"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받아쳤다. 건설노조 집회 차량에는 "건설노조 탄압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등의 문구가 적혔다.

금속노조와 건설노조는 오후 3시쯤 집회를 마치고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을 벌였다.

앞서 경찰은 민주노총에 이날 오후 5시까지 집회를 허가했다. 불법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캡사이신 이격용 분사기 3780대를 대기시켰다.

31일 오후 1시쯤 신자유연대가 서울시 삼각지역 앞에서 건설노조 집회에 맞서 맞불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경찰청에서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집회·행진 시간을 제한해 금지했음에도 시간을 초과해 해산하지 않고 야간문화제 명목으로 불법집회를 강행하거나 도심에서 집단 노숙형태로 불법 집회를 이어가 심각한 시민불편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현장에서 해산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해야 한다"며 "경찰 법집행 과정에서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을 방해할 경우에는 즉시 현장 검거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후 7시부터는 세종대로에서 '양회동 열사 투쟁 노동시민사회종교문화단체 공동행동'이 주최하는 추모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문화제가 끝난 뒤 1800여명이 경찰청까지 행진이 계획돼 있다.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들이 이 문화제에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시민사회 단체들이 양회동 열사 공동행동이라는 조직을 만들었고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촛불 문화제를 하고 경찰청까지 행진을 해가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노총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31일 오후 2시쯤 서울 삼각지역 앞에서 건설노조가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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