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쩜삼, IPO 앞두고 마케팅 무리수… 뿔난 소비자들 “국세청 고지보다 종합소득세 더 내”

변지희 기자 2023. 5. 3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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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와 매출액, 출시 2년 만에 10배 급증
세금 아낄 것 같지만 더 토해내는 경우도 있어
세무대리인 자동 수임 제대로 설명 안해
탈퇴해도 따로 해지해야
삼쩜삼이 카카오톡을 통해 보내는 마케팅 메시지./카카오톡 캡처

직장인 김민우(가명)씨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받지 못한 세금을 환급받으라’는 광고에 이끌려 ‘삼쩜삼’에 가입해 환급 조회를 했다. 조회 결과 김 씨가 환급받을 수 있는 세금은 없다고 나왔지만, 조회 마지막 단계에서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자인데 신고는 했느냐’는 문구가 나왔다. 김 씨는 삼쩜삼을 통해 세금 신고를 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았는데 180만원을 세금으로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국세청에서 내라고 했던 80만원보다 2배 이상 많았던 것이다. 1시간 만에 연락이 닿은 고객센터에서는 “이미 국세청에 재신고를 했기 때문에 180만원을 내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김 씨는 “삼쩜삼 광고를 보고 세금을 아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많이 내게 돼 황당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이 무리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삼쩜삼은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광고로 가입자들을 모으고 있는데 광고와는 달리 국가에서 내라고 한 세금보다 삼쩜삼을 통해서 신고했을 때 더 많은 세금을 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삼쩜삼에 가입하면 세무대리인이 자동으로 선임된다는 점과 고객센터 응대가 빠르지 않다는 불만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쩜삼 가입자는 지난 4월 1500만명을 돌파했다. 홈택스 회원 간편인증을 하면 종합소득세 예상 환급액을 몇 분 만에 알려주고 환급 절차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2020년 5월 출시 후 1년간 약 150만명이 삼쩜삼에 가입했는데, 그 이후 1년 동안 10배 가까운 성장을 한 것이다. 삼쩜삼 인기에 힘입어 자비스앤빌런즈 매출액은 2020년 41억원에서 2021년 311억원, 지난해 496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을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가입자가 폭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씨와 비슷한 사례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여럿 공유되고 있다. ‘국세청에 조회하면 소액이나마 환급이 되는데 삼쩜삼에 의뢰하니 오히려 토해내야 한다’ ‘매해 100여만원 정도 환급을 받았는데 올해 삼쩜삼에 넣었더니 45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하더라’는 등의 내용이다. 문제는 고객센터에 문의를 하려고 해도 연락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씨는 “세금도 더 나왔는데 수수료 10만원까지 삼쩜삼에 내야 한다고 해서 고객센터와 통화를 하려고 했다”면서 “고객센터에 전화 연결은 결국 실패했고 카톡 상담으로 1시간여 만에 상담한 끝에 수수료는 환불받았다”고 했다.

세무대리인 수임과 관련한 지적도 나온다. 세무대리인 수임에 동의하는 내용이 삼쩜삼 가입 약관에 있는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약관을 거의 읽어보지 않고 가입한다. 이에 세무대리인이 자동으로 선임된지도 모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세금 조회 한 번 했을 뿐인데 나도 모르는 세무대리인이 국세청에 등록되는 셈이다. 직장인 A씨는 이와 관련, “세무대리인이 선임된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홈택스에 들어가보니 삼쩜삼이 선임한 세무대리인이 내가 작성했던 종합소득세 신고서를 삭제하고 새로 등록했더라”라며 “삼쩜삼에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세무대리인으로 지정된 사람은 납세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고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삼쩜삼 탈퇴를 하더라도 세무대리인이 지정돼있으면 여전히 정보 열람 권한이 있기 때문에 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세무대리인 해임을 반드시 따로 해야 한다.

앞서 한국세무사회는 삼쩜삼이 소비자들에게 구체적인 사전 안내를 하지 않고 선택 동의 절차를 읽어 볼 수 없는 방법 등으로 표시했다는 점을 들어 불법 세무대리 및 알선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기존의 세무대리인을 일방적으로 해임하도록 하는 방안도 문제삼았다. 자비스앤빌런즈는 2015년 설립됐고 명함 공유 플랫폼으로 유명한 ‘리멤버’의 창업 멤버 김범섭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쩜삼 관계자는 “한국세무사회 고발과 관련해선 지난해 무혐의 처분이 났는데, 이의 신청이 접수된 상황”이라며 “IPO를 준비중이기는 하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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