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영 집행위원장, 성폭력 의혹 해명→복귀 무산…BIFF 안갯속 [종합]

김보영 2023. 5. 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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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영 "복귀 무게 두고 고심했지만…돌아갈 수 없어"
성폭력 의혹엔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 소명 의지
부국제 측 "정상 개최 위한 여러 방안 고심, 논의할 것"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영화계 안팎의 요청에도 끝내 영화제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표명하면서 영화제의 개최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특히 허문영 위원장의 사퇴 의지는 이용관 영화제 이사장과의 면담을 불과 하루 앞둔 지난 30일 그가 과거 직원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언사 및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욱 공고해졌다. 허 집행위원장은 사퇴와 별개로 의혹과 관련한 소명 의지도 함께 드러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어떻게든 올해 중 영화제 정상 개최를 위한 또 다른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겠다는 입장이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31일 오후 자신이 이용관 이사장에게 발송한 문자 내용을 이데일리에 공유했다. 많은 이들의 염려와 질책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영화제에 목귀할 수 없다는 내용이 골자다.

허문영 위원장은 “그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그리고 오늘 뵙기로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해 더 없이 송구스럽다”며 “어제 30일 오후 복귀 쪽에 무게를 두고 마지막 고심을 하고 있을 때 한 기자로부터 문자와 부재중 통화가 왔고 통화를 했다”고 운을 뗐다.

허 위원장에 따르면, 해당 기자는 영화제 직원으로부터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의혹을 제보받고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일간스포츠는 직원 A씨, 그와 함께 근무한 B씨와 C씨 등의 제보 및 증언을 토대로 그의 성희롱, 성추행 등의 의혹을 보도했다. 제보자 A씨는 허 위원장으로부터 지난 수년간 부적절한 언사와 성희롱, 성추행 등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허문영 위원장은 “제보 내용은 저의 집행위원장 재직 중 발생한 부당한 업무지시, 부적절한 언어사용 등에 관한 것이고 부적절한 성적 표현도 포함돼 있다”며 “믿기지 않는 상황으로 감정제어가 몹시 힘들었지만 저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해당 매체에) 성심껏 설명드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앞으로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서 사실 관계를 밝히는 것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사안 자체가 중대한 논란이 될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제가 영화제에 복귀한다면 그 논란은 고스란히 영화제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신이 복귀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간 저의 행동을 겸허히 뒤돌아보겠다”며 “그리고 필요하다면 단호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영화제를 앞두고 저의 거취 등으로 논란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공교롭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도 차분히 돌이켜보려 한다”며 “이제 모든 논란은 저 개인의 것으로 간곡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영화제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해당 문자 내용 및 의혹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 논란과 관련해선 따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면서도, “이사회와 집행부 차원에서는 어떻게든 예정된 영화제의 개최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 등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화제의 무사 개최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시도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의지도 덧붙였다.

앞서 지난 24일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는 제3차 이사회 합의사항을 통해 최근 허문영 집행위원장 및 이용관 이사장의 연이은 사의 표명 등 내홍에 대한 대처 방안을 발표했다.

이사회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조건 없는 즉시 복귀를 촉구하면서, 일부 보도 등을 통해 내홍 사태의 원인이 됐다고 지목된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위촉과 관련해, 조종국 운영위원장 측에 자발적 거취 표명을 권고했다. 이용관 이사장에게는 영화제의 성공적 종료 후 사퇴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다음 이사회에서 혁신위원회를 조직해 신규 이사장을 선임하고 중립적, 객관적, 독립적이며 젊은 영화인들과 외부 인물들로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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