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갈아타기 실패했습니다"…첫날, 직접 해보니
은행 앱에선 심사조차 안돼
돈 빌린 은행선 "보유대출 없다"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첫날인 31일 기자가 직접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해봤다. 보유 중인 신용대출(금리 연 5.36%)을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377300), 토스 문을 두드렸다.
‘손안의 금융비서’인 마이데이터에 가입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3사 모두 마이데이터 항목을 ‘자산 관리’ 등의 이름으로 운영하는 탓이었다. 쉬운 말로 풀어 쓰려는 의도로 보였으나 가입 중인 게 마이데이터가 맞는지, 마이데이터 항목이 다른 곳에 숨겨져 있는지 재차 확인해야 했다.
가입이 가장 편리하고 보유 자산을 비교적 정확하게 보여준 곳은 카카오페이였다. 보유 자산을 자동으로 끌어왔다. 나머지 두 곳은 일일이 은행과 카드 등을 선택해야 했고, 그 결과 나온 총자산 규모는 실제 자산과 크게 차이가 났다.
대환대출 이용도 어려웠다. 카카오페이만 전체 메뉴에 ‘대출 갈아타기’를 넣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반면 네이버페이는 ‘신용대출 비교’ 란에 들어가야 ‘쉽게 갈아타고 이자 아끼세요’라는 항목이 나왔다. 토스는 ‘내 자산→대출 찾기→대출 갈아타기’ 순으로 들어가야 해 더 어려웠다.
카카오페이는 총 5개 상품을 추천했다. 보유 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상품은 A은행 ‘신용대출 갈아타기’(5.17%)가 유일했다. 최대 한도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5배 수준이었다. 보유 대출의 은행 상품도 추천했는데 한도는 비슷했고 금리는 0.1%포인트 높았다. 나머지 세 곳 중엔 신한카드의 11.9%짜리 상품도 있었다.
평소 이용하는 B은행 앱에서 기존 대출 대환을 시도해봤다. 하단의 ‘금융상품’ 란을 누르면 ‘비싼 대출 바꿔볼까요?’(대출이동 서비스)가 바로 보였다. 마이데이터 가입은 필요 없었으나 대출용도, 자산규모, 소득, 부채 등을 입력해야 했다.
대출 심사는 10분 넘게 진행됐으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한번 연장한 로그인 시간이 초과해 자동 로그아웃됐다. 심사를 다시 받고자 서비스를 눌렀는데 대출용도 등 입력, 약관심사 동의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했다. 이번에도 10분 넘게 기다렸으나 결과는 나오지 않고 로그아웃됐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은 기존에 금융사 2곳을 방문해야 했던 절차를 모바일 앱에서 간편하게 한 점이 핵심이다.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세계 최초다. 대환까지 걸리는 시간도 최소 2영업일에서 15분으로 단축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비교추천 플랫폼 운영사와 은행들의 서비스 질은 아직 초보 단계에 그치고 있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오전 9시~오후 4시)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융회사 간 총 1819건의 갈아타기가 이뤄져 약 474억원(잠정)의 대출자산이 이동했다고 밝혔다. 은행에서 은행으로 갈아탄 대출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 전체 90.5%를 차지했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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