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협상 합의, 피벗 종료 기대감…비트코인 상승랠리 탈까

조미현 2023. 5. 3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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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원 돌파 후 박스권 행보
부채협상 합의로 불확실성 걷혀
Fed 조기 피벗땐 상승세 예상
러·브라질 결제수단 활용 주목
내년 4월 예정 반감기도 호재로
美 인플레 향방도 중요한 변수
일각선 증시 약세땐 급락 관측도
Getty Images Bank


미국의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 한도 상향 협상에 최종 합의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도 불확실성이 걷힌 모습이다. 비트코인 역시 4%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0개월여 만에 4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박스권에 갇히면서 비트코인의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美 부채 한도 상향에 안도

Getty Images Bank

지난달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4.8% 오른 2만8177달러에 거래됐다. 원화 마켓인 업비트에서는 3788만3000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3700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약 2주 만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조기에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줄어들고 부채한도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비트코인은 3500만~3700만원 사이에서 횡보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 한도 상향 협상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에 호재로 작용했다. 양측은 내년까지 2년 간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대신 내년 회계연도 지출을 동결하고, 이듬해인 2025년에는 예산을 최대 1%만 증액하기로 했다.

이더리움 역시 전일 대비 4.38% 오른 191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전체 암호화폐 총액은 전일 대비 3.53% 증가한 1조1659억달러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미국의 디폴트 우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암호화폐 가치가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오히려 부채 한도 상향에 대한 합의로 암호화폐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반감기 언제?

지난해 폭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치솟은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전통 은행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Fed가 조기에 피벗(정책 전환)에 나선다면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암호화폐 투자세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2분기 들어서는 전분기 대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Fed가 여전히 긴축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서 5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Fed의 피벗은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러시아·브라질이 무역 결제와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할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브라질에서는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법제화하자는 내용의 입법안이 하원의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반감기 역시 시장에서 주목하는 변수다. 비트코인의 전체 발행량은 2100만개로 제한돼 있다. 반감기를 거치면서 비트코인이 시장에 풀리는 양은 줄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2012년, 2016년, 2020년 등 세 번의 반감기가 있었다. 정확한 시기가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내년 4월께 4차 반감기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행량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수요와 공급 이론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격 전망은 엇갈려

암호화폐 가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의 수석전략가 샤민 호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리스크 등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거시경제 환경이 개선될 경우 비트코인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 4월로 예정된 반감기도 비트코인 상승랠리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반감기가 예정된 라이트코인의 경우 2022년 3분기 저점에서 90% 가까이 급등한 상태”라며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으면 내년 반감기를 앞둔 비트코인이 올해 3분기에는 약 6만 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시스코인의 회장 자그딥 시두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당국의 규제 조치가 명확해질 경우 비트코인이 연초 상승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현재 수준에서 약 40% 상승한 3만8000달러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향방에 따라 비트코인 움직임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덱살롯의 최고운영책임자 팀 샨은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Fed도 더 이상 고강도 긴축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경우 비트코인이 다시 한번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경우 비트코인도 급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상품전략가는 “주식시장 하락을 동반하는 미국 경기 침체가 올 경우 금이 비트코인보다 더 나은 투자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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