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대신 '만리경'... 北 정찰위성에 '백두혈통'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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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성 이름에서 '백두혈통'이 빠졌다.
북한은 31일 발사 실패한 첫 군사정찰위성을 '만리경 1호'라고 칭했다.
반면 과거 위성 광명성을 탑재한 장거리발사체의 이름은 '은하'였다.
중국 샹강신문은 2012년 북한의 위성 발사를 옹호하며 "은하는 조선어(북한어)로 김정은 최고 영도자께서 조상대대의 맑은 아침의 나라를 무궁번영으로 이끌 하늘이 낸 정치가라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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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광명성' 등 김정은 부자 상징
"정치적 의미 부여 대신 감시 능력 부각"
북한 위성 이름에서 '백두혈통'이 빠졌다. 북한은 31일 발사 실패한 첫 군사정찰위성을 '만리경 1호'라고 칭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의미하는 '광명성'을 위성 명칭으로 고집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은 1998년 8월 '광명성 1호'를 시작으로 2016년 2월 광명성 4호까지 위성을 6차례 발사하며 모두 광명성이라는 명칭을 고수했다. 밝은 빛을 내는 별이라는 의미의 광명성은 김정일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생일을 광명성절(2월 16일)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만리경이 새로 등장했다. 사전적 의미는 '두 개 이상의 볼록렌즈를 맞춰 먼 물체 등을 크고 정확하게 보도록 만든 장치'다. 미국의 군사 움직임을 우주에서 내려다보며 면밀하게 추적, 감시하겠다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목적과 일치한다. 정찰위성 발사를 독려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 '광명성', '은하'는 백두혈통 상징... '만리경', '천리마'로 이름 바꿔 정치색 걷어내
이와 함께 북한은 위성을 우주로 띄울 운반로켓을 '천리마 1형'이라고 불렀다. 천리마는 '하루 1,000리(약 392㎞)를 달린다는 전설의 말이다. 주로 빠르고 날렵함을 강조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처럼 '천리마'라는 이름을 통해 위성을 우주 궤도로 신속히 운반하는 발사체의 임무를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북한 당국은 '천리마 운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 운동), '천리마선'(평양 지하철도 이름) 등 주민들의 일상에서 이 단어를 자주 사용해왔다.
반면 과거 위성 광명성을 탑재한 장거리발사체의 이름은 '은하'였다. 별무리를 뜻하는 동시에 김정은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중국 샹강신문은 2012년 북한의 위성 발사를 옹호하며 "은하는 조선어(북한어)로 김정은 최고 영도자께서 조상대대의 맑은 아침의 나라를 무궁번영으로 이끌 하늘이 낸 정치가라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 글을 그대로 옮겨 실어 중국 매체의 해석에 힘을 실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고지도자나 우주를 상징하는 표현을 붙여 정치적으로 거창하게 의미 부여하던 기존의 작명에서 벗어나 위성 본연의 역할을 북한 주민들에게 쉽게 알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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