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5%→4.7% 환승"…대환대출 인프라 첫날, 400억원 갈아탔다

서상혁 기자 2023. 5. 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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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3시 기준 400여억원 대출 이동…금리 절감 사례 속속
은행권도 금리 경쟁 시작…KB·하나, '더 저렴한' 특화 상품 출시
ⓒ News1 DB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신용대출을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서비스 첫날인 31일 오후 3시 기준으로 400억원 규모의 대출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90%가 은행간 대환이었는데 은행권이 정책 취지에 맞게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추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세시간 반 동안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이뤄진 대출 이동 건수는 총 834건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216억원이었다. 은행 간 대출 이동 비중이 9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400억원의 대출이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환대출 인프라란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 상품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교해 보고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비대면으로 기존 대출금 상환·신규 대출 실행이 이뤄지도록 하는 금융결제원의 '대출 이동 시스템'과 각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을 한데 모아 비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출 중개 플랫폼'이 합쳐진 형태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대출 차주들은 대출 차주들이 플랫폼을 통해 금융권의 대출을 조회해보고, 낮은 금리의 대출로 언제든 갈아탈 수 있게 됐다.

전체 53개 금융회사 중 오케이저축은행·롯데캐피탈을 제외한 51개사, 23개 플랫폼 중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핀다·뱅크샐러드·KB국민카드·웰컴저축은행이 참여한다.

실제 금융위원회가 이날 오전 중 진행된 대출 이동 사례를 분석한 결과 A저축은행에서 연 15.2% 금리에 8000만원 대출을 받은 모 차주는 은행권의 4.7% 신용대출로 갈아탔다. B은행에서 연 9.9%의 한도대출 1500만원을 받은 차주는 C은행의 5.7% 금리로 대출을 갈아탔다.

금융권이 대출 금리를 자체적으로 낮추는 모습도 발견됐다. 대환대출 인프라 구조 상 금융회사들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금리를 낮추거나 한도를 올리는 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인프라를 추진한 목적이기도 하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페이와 자체 모바일뱅킹에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 'KB 온국민 신용대출'을 입점시켰다. 최대 한도는 3억5000만원으로 기존 대표 신용대출 상품인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 대비 5000만원 높다. 이날 기준 금리는 연 5.30%로 기존 '직장인 든든 신용대출'(연 5.23~6.13%)의 하단 대비 금리가 0.07%p 높지만, 부수 거래에 따른 우대금리가 없는 만큼, 대출 차주 입장에선 더 낮은 금리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자체 모바일뱅킹과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핀다를 통해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라는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이 상품은 준거금리로 '신잔액 코픽스'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금리상승기에 일반 금융채나 신규 코픽스 대비 변동 폭이 작다. 여기에 부수거래에 따른 우대금리도 삭제했다. 대출 차주 입장에선 사실상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게 된 셈이다.

실제 이날 기준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 금리는 연 4.634%로 금융채 6개월물을 준거금리로 삼는 기존 대출 하나원큐 신용대출(연 5.354~5.954%) 대비 하단 기준 0.7%포인트(p) 낮다.

우리은행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대출을 갈아타는 차주에게 0.5%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또 자체 앱을 통해 신용대출을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해약금과 인지세 등 1인당 소요되는 대출 거래비용을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인프라 가동 첫날 일부 금융회사에서 서비스 접속, 한도 조회가 지연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5월 종합소득세 납부 마지막 날인 데다, 서비스 첫날 많은 차주가 몰리면서 일부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각 금융회사가 플랫폼과 조율을 거쳐 시스템을 점차 안정화함에 따라 이러한 경우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러한 시스템 안정화와 금융회사의 추가 입점에 따라,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는 대출조건의 범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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