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후쿠시마 시찰단 “일본측 데이터 신뢰도 정밀 검증 中”

최정석 기자 2023. 5. 3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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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등 일본 현지에서 진행한 현장 시찰단 주요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돌아온 시찰단이 31일 전반적인 시찰 활동을 보고했다. 이날 활동 보고는 시찰단장을 맡았던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진행했다. 시찰단원으로 후쿠시마에 다녀온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소속 전문가들도 자리에 함께했다.

시찰단은 지난 23일과 24일 이틀간 후쿠시마 제1원전에 설치된 오염수 정화·희석·방류 시설을 점검하며 각종 설비들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어떤 식으로 대응이 이뤄지는지 확인했다. 해당 시설들을 제어·감시하는 중앙감시제어실과 오염수 시료를 채취하고 방사능 물질 농도를 측정·분석하는 화학분석동 또한 조사 대상이었다.

유 위원장은 “현장 시찰과 25일 일본 측 관계자들과의 기술 회의를 거치며 추가 확인이 필요한 자료를 요청해 현재 확보 중”이라며 “자료 분석을 토대로 종합적인 오염수 정화 성능 적합성은 물론 일본 측 데이터 신뢰도를 정밀하게 검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현장에서 주로 어떤 설비를 시찰했나.

“오염수가 정화·희석·방류되는 과정에 따라 설명하겠다. 원자로를 통과하며 발생한 오염수는 핵종 제거 설비인 ALPS를 거쳐 저장탱크에 들어간다. 저장탱크는 1068개가 있는데 여기 저장된 오염수들 중 방류 기준을 만족하는 오염수는 이송펌프를 통해 측정확인용 설비인 K4탱크군으로 간다. 기준보다 방사능 물질 농도가 높은 오염수는 기준을 만족할 때까지 ALPS 처리를 거친다. K4탱크군에 모인 오염수는 다시 이송펌프를 통해 해수 배관 헤더로 가서 바닷물과 섞여 희석된다. 이후 오염수는 해저터널을 통해 방류된다. 이 과정에 걸쳐있는 설비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했다.”

-중앙제어실이나 방사능 측정 시설은 점검하지 않았나.

“당연히 점검했다. 이번 시찰에서 굉장히 중요한 점검 대상이었다. 앞서 언급한 설비들을 종합 제어하고 감시하는 ‘중앙감시제어실’, 그리고 각종 오염수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측정치를 분석하는 ‘화학분석동’을 시찰 과정에서 면밀히 살폈다. 이외에 일본 측이 방사선 영향 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확인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관리하는 동경전력의 안전문화에 대한 점검도 진행했다.”

-ALPS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나.

“기설, 증설, 고성능까지 총 3개 ALPS가 설치돼있었고 오염수 정화는 증설한 ALPS 위주로 진행 중이었다. ALPS가 방사선 핵종을 제대로 제거하는지, 장기간 안전 운전이 가능한지 여부를 위주로 점검을 진행했다. 일본 측은 매주 1회 ALPS를 거치기 전과 후 오염수를 각각 떠서 방사능 농도를 분석하는데 그 원자료를 받았다. 또 ALPS에서 핵종을 걸러주는 장치인 흡착제 교체 주기를 확인하고 ALPS 고장 사례와 도쿄전력의 조치 내용을 모아둔 자료도 확보했다. 이를 분석해 ALPS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할 것이다.”

-K4탱크군 상태는 어땠나.

“K4탱크군은 총 30개 탱크를 10개씩 묶어 3개 군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3개 탱크군은 각각 ALPS 처리를 거친 오염수, 시료 채취용 오염수, 희석 시설로 나가기 전 오염수가 들어있다. 이 중 시료 채취용 오염수의 방사능 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가지고 해양 방류 여부를 결정한다. 때문에 여기서 뜬 시료가 대표성을 가지려면 탱크 속 오염수를 제대로 균질화하는 게 중요하다. 현장 확인 결과 시료 채취용 오염수가 들어있는 10개 탱크에는 순환펌프가 돌아가며 균질화를 시키고 있었다. 시찰 과정에서 순환펌프의 제원과 설치 상태를 확인했다.”

-오염수 처리 과정에서 이상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되나.

“이상상황 발생시 오염수 방류를 멈추는데 쓸 차단밸브가 4대 설치돼있는 걸 현장에서 확인했다. 첫 번째 밸브는 모터로, 두 번째 밸브는 공기로 작동했다. 두 밸브는 긴급차단용인데 만에 하나 이들이 작동하지 않을 상황을 대비해 수동차단밸브가 설치돼있었다. 수동차단밸브는 자동으로 닫힐 수도 있도록 설계해놨다.”

-만약 오염수 방류가 결정된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방류가 진행되나.

“일단 일본 측은 30년간 방류하는 쪽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다만 추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시찰단은 방류가 30년 넘게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가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설비 신뢰도를 검토할 생각이다.”

-일본 측이 제출했다는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건가.

“데이터 신뢰성은 시찰단이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부분이다. 화학분석동을 시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염수 시료 채취부터 그 안에 녹아있는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기까지 전 단계를 현장 시연을 통해 점검했다. 데이터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현장 시연과 별개로 데이터 생성과 처리 관련해 일본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들이 있다. 이를 분석해 일본 측 데이터가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정밀하게 검증해나갈 것이다.”

-시료를 채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시찰단이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이 있다.

“시료 관련해서는 여러 번 설명드린 바 있다. 이미 ‘확증 모니터링’이라는 이름으로 IAEA(국제원자력기구) 주관 하에 도쿄전력이 뜬 오염수 시료를 IAEA와 여러 국가들이 교차 분석 중이다. 한국도 이 분석에 참여하고 있다. 또 이번 시찰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과학적·기술적 검토 계획의 일환이다. 그에 따라 오염수 관련 설비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현장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생각한 자료를 일본 측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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