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시찰단 "오염수 자료 상당수 확보, 희석목표도 확인"
ALPS로 안 걸러지는 삼중수소…"바닷물과 희석목표 만족하도록 설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능 오염수 처리 시설을 점검한 정부 전문가 시찰단이 31일 각종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찰단이 도쿄전력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는 ALPS(다핵종제거설비) 입출구 농도분석 결과와 오염수 흡착재 교체 시기 등이다. 시찰단은 이를 토대로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 등을 종합 평가해 그 결과를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전문가 현장시찰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찰단 주요활동 결과'를 밝혔다. 유 위원장을 포함해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와 KIOST(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시찰단은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5박6일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 등을 중점 점검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만들어졌다. 방사성 핵종 60여종이 포함돼있다. 현재 1068개 저장탱크에 있는 오염수는 약 133만톤(t)에 달한다. ALPS는 원전 오염수 내 다양한 종류의 방사성핵종을 제거하는 설비다. 다만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트리튬)는 30여년간 해양방류를 통해 바닷물로 희석한다는 게 일본 정부 입장이다.
저장탱크에 있는 오염수 중 배출 기준을 만족하는 오염수는 이송 펌프를 통해 K4 탱크로 이동한다. 이동한 오염수는 이송 펌프를 거쳐 삼중수소 농도 희석을 위해 바닷물과 섞이는 희석 설비, 바닷물로 방출되는 방출 설비로 구성돼 있다. 시찰단은 ALPS를 비롯해 이같은 오염수 이송 과정, 해수(바닷물) 희석 설비 등을 중점 점검했다.
유 위원장은 "희석·방출설비는 삼중수소 배출목표치(1500㏃/L)에 맞도록 해수(바닷물)와 오염수를 희석해 해양으로 방출하는 설비"라며 "해수 공급과 시료 채취의 적절성을 중점 점검한 결과, 해수이송펌프가 희석목표를 만족할 수 있도록 충분한 용량(1대당 7086㎥/hr)으로 설계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긴급 차단할 수 있는지 등도 중점 점검했다"며 "긴급차단밸브의 다중화, 설치위치, 시험결과 기록지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급차단밸브의 구동력 상실시 밸브가 자동 닫힘으로 설계됐고 추가적으로 수동 차단밸브가 설치됐음을 확인했다"며 "오염수 이상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기 위한 방사선감시기 2대가 설치됐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또 '일본이 거부한 자료가 있다거나 우리가 확인하려고 했으나 미비했던 부분'을 묻는 말에 "특별하게 거부한 자료는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로 영업기밀이나 자산에 해당하는 부분은 그 어느 나라도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현장에서 자료를 열람했다"고 언급했다.
시찰단은 도쿄전력이 측정 대상 핵종으로 선정한 핵종 64개가 적절한지, 어떤 근거로 선정했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오염수 해양방류을 위해 어떤 핵종을 측정하고 분석할지, 어떤 핵종이 남아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시찰단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오염수 해양방류 안전성 등을 분석해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원안위는 검토 과정 중 자료가 미흡한 경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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