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시급한 한국형 ‘배터리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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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이 되면 연간 10만개의 전기차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3년 국내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것을 고려하면 당장 올해부터 사용후배터리가 다량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다.
전기차가 확산될 수록 사용후 배터리도 늘어나는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실제 현재 폐배터리 몸값이 400% 이상 급등할 정도로 시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사용후배터리가 중고 전기차로 해외에 수출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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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이 되면 연간 10만개의 전기차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3년 국내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것을 고려하면 당장 올해부터 사용후배터리가 다량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다. 전기차가 확산될 수록 사용후 배터리도 늘어나는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2021년 1월 1일 이전에 등록되고 구매 당시 보조금을 지원받은 전기차를 폐차할 경우 배터리를 지자체 반납 의무가 있다. 하지만 반납 의무가 사라진 이후의 사용후배터리 소유권이나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다.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서는 국가 관리 체계가 부재한 상태다.
사용후배터리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잔존성능이 우수한 사용후배터리는 전기차용으로 재제조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용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낮은 등급의 사용후 배터리도 파쇄 후 코발트, 니켈, 리튬 등 핵심광물을 추출하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이나 사용후 배터리 성능 진단 기술 기업이 등장하면서 사용후배터리 후방산업도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대한 이력관리 체계가 서둘러 마련되지 않을 경우 재사용이나 재활용 같은 경제적 활용이 어렵고 전기차 폐차 시 배터리 무단 폐기나 해외 반출 우려도 있다. 실제 현재 폐배터리 몸값이 400% 이상 급등할 정도로 시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사용후배터리가 중고 전기차로 해외에 수출되는 실정이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배터리 여권’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배터리 생산, 이용, 폐기, 재사용, 재활용 등 전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해 배터리 안전성을 확보하고 재활용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관련 기업 간 안전한 데이터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출범한 민관합동 배터리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배터리 등록체계 도입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배터리 등록번호가 도입되면 이차전지 제작, 등록, 운행·탈거, 재사용·재활용 등 전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이력 정보를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발표된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에서도 민간이 자유롭게 사용후 배터리를 거래하고 신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협회를 중심으로 사용후배터리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사용후배터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력관리가 이뤄지면 제조업체나 제조일자 같은 기본적인 정보부터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이 어디에서 채굴되고 정·제련되었는지 공급망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운행·탈거 기록, 배터리 잔존가치(SoH)에 대한 데이터가 공유되면 배터리 제조사가 배터리 안전성화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수 있고 후방산업도 활성화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순환 시스템과 산업 생태계 촉진, 공급망 관리를 위한 한국형 배터리 여권 제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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