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날 희망 생겼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전한 ‘일상의 기부’에 울음바다 된 수원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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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갑자기 열이 나 응급실에 갔다가 희귀병 진단을 받고 2년간 6번의 수술과 34차례의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올해 1월 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고 앞이 깜깜했습니다. 치료비를 듣고 엄두가 안났는데, 삼성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아이가 큰 수술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지금은 씩씩하게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다시 일어설 희망을 얻었습니다. 오늘 집에 가서 아이와 가족에게 아직은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걸 설명해 주려 합니다."
이날 수원사업장에서는 지난 한달 간 삼성전자 임직원 2만6000명이 모은 2억3190여만원을 위기가정 아동 20명에게 기부하는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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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2만6000명 참여, 2억원 넘게 모여
키오스크로 손쉽게 기부할 수 있게 해
후원 아동 부모 감사 인사에 직원들 눈물
키오스크 기부, 전 세계 사업장에 확산
“일상의 기부문화 사회 전반에 퍼지길”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갑자기 열이 나 응급실에 갔다가 희소병 진단을 받고 2년간 6번의 수술과 34차례의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올해 1월 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고 앞이 깜깜했습니다. 치료비를 듣고 엄두가 안났는데, 삼성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아이가 큰 수술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지금은 씩씩하게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다시 일어설 희망을 얻었습니다. 오늘 집에 가서 아이와 가족에게 아직은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걸 설명해 주려 합니다.”
3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5월 한 달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모은 기부금을 전달받은 정아름(가명) 학생의 부모가 울먹이며 말했다. 이 말을 듣던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과 직원들은 함께 눈물을 훔쳤다. 이날 수원사업장에서는 지난 한달 간 삼성전자 임직원 2만6000명이 모은 2억3190여만원을 위기가정 아동 20명에게 기부하는 행사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 5월을 ‘나눔의 달’로 지정하고 전 사업장에서 ‘나눔 키오스크’ 기부를 진행했다. 사원증을 키오스크에 한번 태깅할 때마다 1000원씩 기부가 되는 방식으로, 손쉽게 일상에서 기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방식은 2015년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직원 아이디어로 처음 시작돼 현재 전 세계 사업장에 도입됐다. 삼성전자 측은 “우리 사회에 개인 기부 문화를 확산하는 데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 직원들은 사업장에 설치된 총 35대의 나눔 키오스크와 캠페인 기간 중 특별 개설된 ‘온라인 나눔 키오스크’에서 하루 한명씩 총 20명의 아동을 집중 후원했다. 희소 난치병과 중증 장애를 앓고 있거나 미혼모·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 중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급한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임직원의 손길이 닿았다. 온라인 나눔 키오스크에서는 기부 금액을 1000원부터 20명의 모든 아동을 후원하는 2만원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 금액인 2만원을 선택한 임직원이 56% 이상이었다. 매일 기부에 참여한 직원은 5400명에 달했다. 기부 문화가 전파되면서 이달 기부에 참여한 직원 수는 이전 월평균 참여자보다 1.7배 이상 많았다.
이날 수원사업장에는 후원받은 학생과 가족들이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한 학생은 “저희 언니와 저는 이제 학원에 다닐 수 있게 됐다”며 “후원금이 아니면 상상도 못 했을 일로, 저도 이제 꿈에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도움을 받은 한 아이의 할머니는 “손녀의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큰 병원에 가야 했으나 치료비가 없어 못 가고 있었는데, 이번 후원으로 병원에 잘 다녀올 수 있었다”며 “아이 부모도 아파 일을 못 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직원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나눔 키오스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도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에서는 총 11대의 나눔 키오스크가 설치돼 지난해 8900만원이 모금됐다. 베트남 사업장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임직원 자녀를 지원 대상에 올려 동료들끼리 서로 도와주는 나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 밖에 미국, 중국, 인도, 태국 등 국내외 사업장에서 총 59대의 나눔 키오스크가 운영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박학규 사장은 “기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쉽고, 부담 없고, 즐거워야 한다고 하는데, 사업장을 오가며 나눔 키오스크에 뜬 아이들 사연을 보고 나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며 “일상의 기부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퍼져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은 “나눔 키오스크를 정부서울청사와 세종청사에도 설치해 전국 곳곳에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도 민간과 긴밀히 협력해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곳까지 보듬고, 일상 속 나눔을 확산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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