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도 고충 있었겠죠” 학폭 무죄 이영하, 재판 후 꺼낸 말은

이가영 기자 2023. 5. 3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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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두산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뉴스1

고교 시절 야구부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프로야구 선수 이영하(26·두산 베어스)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씨는 31일 서울서부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빨리 복귀하려면 재판에 성실히 임해서 사실을 잘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이 오늘 잘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죄 선고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 이 일을 계기로 많이 되돌아보게 됐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씨는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했던 고소인에게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라고 하는 친구도 자기만의 고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나 또한 당시 투수조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더 케어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씨는 “그때는 후배이자 좋은 동생이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에 관해 “딱히 그런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씨는 재판이 진행된 9개월간 “어떻게 더 모범을 보이면서 살아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학교폭력 이슈를 보면서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안 좋은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씨는 현재 건강에 이상은 없다며 팀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이씨는 “몸도 잘 만들어놓은 상태여서 팀이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가서 힘을 보태겠다”며 “오늘부터 운동 열심히 하면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만 두산 구단과의 계약 시점은 “팀이 해주면 그냥 가서 하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씨는 마지막으로 야구팬들에게 “끝까지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팀 동료들과 두산베어스 사장, 단장을 향해서도 “이런 일이 있으면 편견을 갖고 보기 마련인데 그런 편견 없이 믿어줬다”며 “나로서는 힘을 얻는 부분이 많았다. 감사하다”고 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이날 이씨의 특수폭행·강요·공갈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이씨는 고교 야구부 후배를 때리거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노래를 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불구속 기소됐다.

피해자 A씨는 2015년 8월 26일 부산 구덕야구장 더그아웃, 2015년 8월 말 또는 9월 초 이씨의 자취방, 2015년 8월 초 학교 웨이트장 등을 피해 장소로 진술했다. 그러나 이씨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해당 기간 일본으로 출국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자취방 동거인의 진술, 월세 송금 내역 등을 고려할 때 정 판사는 A씨가 주장하는 날짜 이전에 이씨가 이미 자취방에서 이사한 것으로 봤다.

이씨는 그동안 재판을 이어가면서 두산 2군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에 열중했다. 혐의를 벗은 만큼 조만간 두산과 정식 계약을 맺고 현장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 베어스 측은 “현재 ‘미계약 보류’ 상태에 놓인 이씨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 본격적인 계약 절차에 들어가 복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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