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국악 전도사… “판소리 우수성 제대로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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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국악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K-팝은 유럽에 널리 알려졌지만 판소리는 아직 생소하죠."
프랑스 정부 문화공로훈장을 수상한 재불 예술가 김세정(사진) 예술감독이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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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오’, 佛 우화에 국악 접목
내년 룩셈부르크극장서도 공연
“韓, 음악적 뿌리서 日·中 앞서
판소리만 갖고 음악극 만들터”
“유럽에 국악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K-팝은 유럽에 널리 알려졌지만 판소리는 아직 생소하죠.”
프랑스 정부 문화공로훈장을 수상한 재불 예술가 김세정(사진) 예술감독이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가 2004년 만든 예술단체 ‘아크로노트’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판소리 뮤지컬 ‘바벨-오’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내년에 룩셈부르크 국립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김 감독은 3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음악, 음식 등 한국 문화가 유럽에 전파되며 한국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K-팝에 안주하지 않고 국악을 유럽에 전파하고 싶다. 음악적 뿌리에서 한국이 일본, 중국에 앞선다는 것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6월 2일부터 4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공연되는 ‘바벨-오’는 프랑스식 우화에 국악을 접목한 판소리 뮤지컬이다. 인류의 모든 책과 지식이 모인 바벨의 대도서관에서 책에 담긴 단어를 집어삼키는 괴물에 맞서 싸우는 여정을 그린다. 김 감독은 극작, 작곡, 연출을 맡았다. 판소리꾼 조아라와 프랑스 배우 3인이 출연한다.
김 감독은 유럽에서 ‘국악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1996년 한·불수교 110주년을 기념해 서울대 국악과 교수들을 프랑스로 초대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파리-서울 협회에서 국악 콘서트 등을 기획해왔다. 김 감독은 처음부터 국악에 매료된 건 아니었다. 그는 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을 시작했다. 여섯 살 때 장구춤을 배우며 한국 무용을 접했지만 이후 서양 음악을 공부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국악을 접하게 된 것은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유학할 당시 만난 프랑스 유명 작곡가 장 클로드 엘로이(Jean-Claude Eloy) 덕분이었다. 김 감독은 “그분이 국악에 관심이 아주 많았고 관련 지식도 풍부했다. 국악에 섬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그 덕분에 국악에 끌리게 됐다”고 떠올렸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그는 “판소리만 가지고 음악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바벨-오는 프랑스인 배우들이 일반 뮤지컬처럼 노래한다. 판소리로만 구성된 음악극으로 유럽에 판소리를 전파하고 싶다. 유럽의 음악가들은 판소리를 알고 있지만 청소년들에겐 아직 생소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1973년 벨기에 정부 장학생으로 브뤼셀 왕립음악원에 입학 후 수석 졸업했다. 이후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현대음악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2004년 ‘아크로노트’를 창단하고 2008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 부문 국가 공로훈장을 받았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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