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를 높이는 장기보상 플랜

2023. 5. 3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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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4차 산업혁명,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 기업 생태계 변화와 관련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있어 여러 가지 과제에 직면해있다. 

우선,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과제다. 이 과정 속에서 구성원의 과감한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임직원 모두가 비즈니스 전환이 자신과 조직의 생존에 직결된다는 일체감을 가지길 바란다. 관점의 전환도 필요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대규모 장기투자도 이뤄진다. 이러한 투자가 성공을 이어지기 위해서는 과정상의 마일스톤을 하나씩 밟아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HR은 비즈니스 혁신을 지원하는 미래 지향적 보상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과감한 도전을 격려하고, 조직의 전략 실행 과정에 주인의식을 고취하는 한편, 단기성과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라는 관점으로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을 변화시키는게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년 단위 이익 달성에 초점을 둔 보상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가치를 반영한 장기보상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장기보상 플랜은 주식을 직접 지급하거나, 주가에 기반하여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두 방식 모두 미래의 주가변화에 연계되어 보상수준이 결정되는 특징이 있다.

주식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은 주가가 높아진 시점에 부여받은 주식을 처분해서 보상을 실현한다. 일반주식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일정기간 양도를 제한한 주식을 사용하는게 보편적이다. 주식 보상방식을 조금 확장해 보면, 특정 행사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도 있다. 행사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보상효과가 발생하는데, 널리 알려진 스톡옵션 방식이다. 실물 주식이 아니라 가상의 주식을 활용하는 방식도 있다. 가상의 주식을 지급한 후 미래의 약점시점에 변화한 가상주식의 가치만큼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발행하기 어려운 비상장사에서 활용해 볼 만하다.

주가에 기반해 현금 보상을 하는 방식도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주가 상승분만큼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인데, 기준시점의 주가 대비 보상시점의 주가상승분 만큼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이러한 보상방식을 주식평가보상권(SAR: Stock Appreciation Rights)이라 부른다.

주식보상과 주가 연계 현금보상 모두, 미래의 기업가치인 주가 변화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 외에 3년 이상의 장기 성과목표 달성도에 따라 주식 또는 현금 보상액을 차등할 수도 있다. 이를 각각 Performance Share, Performance Unit이라 부른다. 여기서 사용하는 장기 성과목표에는 매출, 영업이익 재무지표 뿐만 아니라 주주수익률, ESG 지표, 고객만족도 등 회사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기업 주가와 연계한 보상방식을 활발히 사용한다. 비즈니스의 성장단계에 따라 활용하는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사업초기에는 스톱옵션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사업초기이다 보니 현금 여력이 넉넉치 않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스톡옵션은 당장 현금이 들지 않으면서도 미래 기업가치 향상에 따른 보상혜택을 크게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업초기 단계에서 많이 쓰인다.

사업초기를 벗어나 성장단계에 접어든 기업들은 조금 다른 특징을 보인다. 이 단계에 있는 대부분의 기업은 상장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고자 한다. 주식시장에 상장이 가시화될수록 주식가치는 실제 공모가에 근접하면서 스톡옵션의 행사가를 사업초기보다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스톡옵션의 보상 매력이 감소하면서 스톡옵션보다는 실물주식을 활용한 방식이 늘어나는게 특징이다. 실물주식 중에서는 3년 이상 양도가 제한된 주식인 RSU(Restricted Stock Unit)를 통해 인재 이탈을 막고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신경쓴다.

주식 기반 장기보상 방식은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비즈니스 성장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여러 기업이 활발히 활용하는 보편적 프랙티스라 할 수 있다. 활용하는 방식도 각 기업의 비즈니스 상황에 맞춰, 주식보상 또는 주가에 기반한 현금보상, 장기성과 목표달성도에 따라 지급주식 차등 등 다양하게 적용한다.

장기보상 플랜을 적용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조직이 처한 경영환경에 따라 활용 가능한 옵션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직의 상황에 따라 장기보상 방식의 기대효과, 리스크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처한 사업환경, 구성원의 수용성, 그리고 장기보상을 통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검토해 적합한 보상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보상 플랜은 구성원이 미래 기업가치에 관심을 두고 이를 증진시키도록 독려하는데 분명 유용한 도구가 된다. 하지만 장점만 있을 순 없다. 특히 주식보상 방식은 잠재적 우려가 있는 것을 사실이다. 자주 제기되는 우려는 주식기반 보상의 예측 가능성과 통제 가능성이다. 주식기반 보상은 보상의 지급기준으로 주가를 활용하는데 주가의 움직임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더불어 구성원 개개인의 통제 가능성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내가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는 주식기반 보상이 안고 있는 커다란 숙제다.

다음으로 생각해볼 문제는 미래 기업가치 향상을 모색하고 있는 신규 비즈니스와 이익 중심으로 운영해 온 전통적 비즈니스 간의 이해 상충이다. 장기보상을 적용할 경우 두 비즈니스 구성원이 체감하는 수용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체 구성원의 수용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장기보상 플랜을 전달하고 공감시킬지에 대한 명확히 메시지가 필요하다.

마지막 쟁점은 구성원의 근속기간과 관련한 문제다. 최근 여려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한 직장에서 머무는 직장인의 근속기간이 점차 줄고 있다. 특히 임원의 근속기간은 직원보다 짧은게 보편적이다. 점차 줄어드는 근속기간과 중장기 보상을 지향하는 기업가치 기반 보상간의 간극을 어떻게 줄일것인가는 장기보상의 주요한 아젠다가 될 것이다.

어떤 보상 프로그램도 완벽할 수는 없다. 완벽한 장기보상 방식을 찾기보다는 각 기업이 처한 경영환경과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방식을 조금씩 적용하면서, 제기되는 우려를 하나씩 제거해 가는 것이 성공적인 장기보상 시스템을 만드는 핵심이 될 것이다.

김주수 MERCER Korea 부사장/HR컨설팅 서비스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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