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조직 가장 깊히 들여다보는 새 현미경 개발···이미징 방해꾼 산란 역이용

한세희 과학전문기자 2023. 5. 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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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과 이예령 건국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현존 광학 현미경 중 생체 조직의 가장 깊은 곳까지 고해상도로 이미징할 수 있는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빛이 생체 조직을 투과할 때 직진광과 산란광이라는 두 종류의 빛이 생긴다.

두꺼운 생체조직 등 산란매질을 지날 때 직진광의 전파 속도가 각도와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 수차와 색 분산이 발생해 이미지의 대조나 해상도를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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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진, "현존 광학 현기경 중 생체 조직 가장 깊은 곳까지 이미징"

(지디넷코리아=한세희 과학전문기자)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과 이예령 건국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현존 광학 현미경 중 생체 조직의 가장 깊은 곳까지 고해상도로 이미징할 수 있는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빛이 생체 조직을 투과할 때 직진광과 산란광이라는 두 종류의 빛이 생긴다. 직진광은 생체 조직의 영향 없이 직진하는 빛이며, 이를 이용해 물체의 이미지를 얻는다. 산란광은 생체 조직 내 세포나 세포소기관에 의해 진행 방향이 무작위로 굴절되는 빛으로, 이미지 획득을 방해한다.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의 작동 원리 (자료=IBS)

생체 조직 깊은 곳으로 빛이 전파되면 직진광에 비해 산란광이 강해지고 이미지 정보가 흐려진다. 마치 안개처럼 생체 조직 내부를 보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두꺼운 생체조직 등 산란매질을 지날 때 직진광의 전파 속도가 각도와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 수차와 색 분산이 발생해 이미지의 대조나 해상도를 떨어뜨린다.  

기존 기술은 특정 깊이의 2D 정보를 토대로 왜곡된 이미지를 복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생체 조직 깊은 곳에서는 직진광이 다 소진돼 복원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미징 깊이와 해상도 한계를 모두 개선한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을 개발했다. 우선 입사시키는 빛의 파장과 입사각을 바꿔가며 산란된 모든 빛의 3D 정보를 수집, 수차와 색분산을 정확히 고쳤다. 이로써 일반적인 입체 현미경에서 구현할 수 없는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을 가능하게 했다. 

나아가, 늘어난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두 가지 새로운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첫 번째 알고리즘은 산란이 심하지 않은 얕은 깊이에서 얻은 수차 데이터를 기존 기술로는 이미징 불가능했던 깊은 곳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기술이다. 이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직진광의 세기를 약 32배 키운 효과를 얻었다.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으로 찍은 이미지. 분광 대역폭을 15 nm부터 225 nm까지 늘리면서 산란매질 내부의 타겟 이미지를 얻었을 때,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a-e)은 기존에 존재하는 가장 좋은 평면 현미경(g-j)에 비해 훨씬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특히 30 nm 대역폭에서는 기존 방법(h)은 이미지를 복원하지 못하는 데 반해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b)은 이미지를 복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05 nm 대역폭에 해당하는 이미지의 단면(k)을 보면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파란색) 신호의 대비가 훨씬 선명한 것을 알 수 있다. (자료=IBS)

두 번째 알고리즘은 여러 깊이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이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유용한 정보의 크기가 늘어나 직진광의 세기를 약 5.6배 키우는 효과를 보여줬다. 직진광이 세다는 것은 더 깊은 곳까지 관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예령 교수는 "기존 기술보다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는 것은 물론, 기존 기술로는 이미징이 불가능했던 깊이의 물체까지도 이미징 가능하다"라며 "불청객 취급받던 다중산란을 이미징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입체 반사행렬 현미경은 현존하는 현미경 기술 중 가장 광범위한 빛과 매질 간 상호작용 정보를 수집해 활용한다"라며 "산란매질 내부 이미지 복원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가능해지며, 해당 분야 연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실렸다. 

한세희 과학전문기자(hah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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