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번 쏴서 2번 궤도 진입…정상 작동 안 하는 '죽은 위성'

하채림 2023. 5. 3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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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성 3-2호기와 광명성 4호기 궤도 회전…신호송수신 확인 안 돼
2012년 실패 경험 바탕으로 '빠른 기간내' 재발사 시도 예상
북한 김정은, 딸 주애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시찰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지난 16일 딸 주애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정찰위성 1호기의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이 끝났으며, 탑재 준비까지 완료됐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5.1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31일 오전 1단 분리 후 서해상에 추락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는 북한이 주장한 인공위성으로는 여섯 번째다.

북한이 관영매체 등 공식 매체를 통해 대외에 공표한 첫 인공위성 발사는 1998년 8월 31일의 '광명성 1호'다. 당시 북한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이를 '광명성 1호'라고 명명했다.

발사 나흘 뒤 9월 4일에는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위성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로부터 약 11년 후 2009년 4월 5일 북한은 무수단리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은하2호' 로켓을 발사했으며 로켓에 실린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한미 당국뿐 아니라 러시아 국방 당국자도 광명성 2호가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12년 4월 13일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은하 3호' 장거리 로켓에 실어 '광명성 3호' 위성을 쐈으나 이 역시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다만 광명성 1·2호 때와는 달리 곧바로 실패를 인정했다. 김일성 생일, 이른바 '태양절'을 이틀 앞두고 외신을 초청해 김정은 체제 출범 축하쇼 이벤트를 계획했던지라 실패를 감추기도 어려웠다.

북한은 그해 12월 12일 '실용 위성'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에 성공했다. 발사 후 북한은 "위성은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016년 2월 7일에 북한은 운반 로켓 '광명성'에 실어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했다. 북한 관영 매체는 "광명성 4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완전성공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광명성 4호 기념우표 <<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photo@yna.co.kr

북한이 앞서 주장한 5회 위성 발사 가운데 광명성 3호 2호기(KMS 3-2)와 광명성 4호(KMS-4)는 지금도 인공위성 궤도를 돌고 있다.

미국 우주사령부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의 정보를 바탕으로 위성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엔투요(http://www.n2yo.com)에 따르면 이들 위성 2기는 지금도 궤도를 돌고 있다. 엔투요는 광명성 3호 2호기와 광명성 4호의 상태를 '궤도(In Orbit)'로 표시했다.

광명성 4호는 초속 약 7.6㎞의 속도로 약 450km 고도로, 광명성 3호 2호기는 초속 약 7.6㎞ 속도로 약 450~500km 고도로, 약 94분에 1회꼴로 지구를 회전하고 있다.

엔투요가 보여주는 궤적을 보면 두 위성은 미국과 한반도 상공도 통과한다.

지난해 말 북한은 광명성 3호(2호기) 발사 10주년을 대대적으로 경축했다.

그러나 궤도 운행이 곧 위성으로서 정상 작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012년 12월 광명성3호 2호기 위성발사 성공 발표하는 北 아나운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광명성 3호와 광명성 4호의 지상관측 영상·사진 공개한 적 없고 위성과 지상 기지국 간 신호 송수신이 탐지되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 정상 작동을 하지 않는 상태로 추정된다.

독일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이 위성들은 발사에 성공했으나 첫날부터 흔들거리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며 "전문가들은 북한 위성 2개를 '죽은 위성'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이날 북한이 약 6년 4개월 만에 '군사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며 발사한 '만리경 1호'는 2단 엔진 오작동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이로써 궤도 진입 성공률은 총 6회 발사 중 2회로 떨어졌다.

북한이 발사체 기술이 동일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여러 차례 성공한 전력에 비춰 군사정찰위성 1호기도 궤도에는 안착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이 빗나갔다.

만약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면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성과로 내세워 '전승절'로 부르는 6·25전쟁 정전기념일(7월27일) 열병식까지 축하 분위기를 유지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하반기 북중 국경 왕래 재개로 경제 회복을 도모하려는 구상을 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이러한 추측이 맞는다면 북한은 빠르면 정전기념일 전이라도 재발사에 나설 수 있다.

북한은 10년 전 2012년 실패의 뼈아픈 '교훈'을 염두에 두고 예비 위성과 발사체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날 국가우주개발국은 2012년처럼 발빠르게 실패를 인정하면서 "여러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관영매체가 전했다.

한편 북한이 2006년 7월 4일 무수단리에서 발사한 '대포동 2호' 미사일에 대해서도 위성 시도로 분류하는 시각도 있으나 발사 당시 북한은 이를 위성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다.

[그래픽]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 상황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이재윤 기자 =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1발이 어청도 서방 200여km 해상에 떨어졌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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