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담배와 헤어질 결심!

2023. 5. 3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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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반백 년 넘는 세월 동안 담배를 태운 애연가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부터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지금까지 아빠는 단 한 번도 작심삼일 일지언정 금연을 결심하거나, 실행에 옮긴 적이 없다.

와우~ 엄마 말씀에 의하면 지금도 아빠는 하루에 담배 한 갑 이상을 너끈히 태우는 골초 중에 골초시다.

나는 예약된 날짜에 누구보다 아빠의 금연을 응원하는 엄마, 그리고 정말 큰 결심을 한 아빠와 함께 인근의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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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반백 년 넘는 세월 동안 담배를 태운 애연가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부터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지금까지 아빠는 단 한 번도 작심삼일 일지언정 금연을 결심하거나, 실행에 옮긴 적이 없다. 음주도 마찬가지다. 엄마와 세 딸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얘길 해도 아빠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고 금연초를 사다드려도 모두 허사였다.  

그런데 우리 아빠도 나이를 드시긴 하는가 보다. 아무리 매일 아침 동네 뒷산을 오르고 걷기 운동을 한들, 쏜살같이 흘러가는 세월을 이길 수는 없을 터! 어찌 안 그럴까. 마음만은 청춘이어도 여든을 목전에 둔 할아버지인 것을… 아빠는 이제 하루가 다르게 몸이 달라진다며 건강에 안 좋은 대표적인 두 가지, 음주와 담배 가운데 하나를 끊어보신다는 거다. 와우~ 엄마 말씀에 의하면 지금도 아빠는 하루에 담배 한 갑 이상을 너끈히 태우는 골초 중에 골초시다. 그런데 정말 아빠가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정말???

보건소 금연클리닉의 비흡연자와 흡연자의 폐 비교 모형.

아빠의 계획은 이러하다. 일단 가족들에게 금연을 선언하여 아빠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면 가차 없이 담배를 빼앗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에 있는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방문해 조만간 상담을 받고 실행에 옮길 테니 두고 보라며 철썩 같이 약속하셨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의 금연 선언이 있던 날, 아빠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보건소에 예약을 하라며 나를 재촉했다. 왜 안 그럴까! 평생을 담배로 옥신각신 하셨으니 말이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받은 금연 보조용품.

나는 예약된 날짜에 누구보다 아빠의 금연을 응원하는 엄마, 그리고 정말 큰 결심을 한 아빠와 함께 인근의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방문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폐를 비교한 모형이었다. 아빠의 폐가, 그리고 평생 간접흡연을 겪은 엄마의 폐가 망가졌을 것을 생각하니 끔찍함이 몰려왔다. 

아빠는 금연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니코틴 의존도를 알아보는 평가를 진행했는데, 다행히 중간 정도의 의존도로 큰 고통 없이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go.kr)를 통해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상담을 마치고 아빠는 금연에 도움이 되는 패치를 비롯해 담배가 생각날 때 먹으면 좋을 사탕, 구강청정제 등 금연 관련 용품을 받았다. 그리고 앞으로 2주 간격으로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을 방문해서 경과를 점검받게 된다. 

담배는 우리의 몸뿐 아니라, 지구까지 병들게 한다.(출처=보건복지부)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것은 사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흔히 폐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위 점막 손상으로 인한 위암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질병관리청이 2019년에서 2021년까지 진행한 ‘흡연 폐해 연구기반 구축 및 사회경제적 부담 측정 연구’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사망자 수가 6만 명 가까이 되고 12조 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손실 된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담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아주 넓은 땅이 필요한데 그 면적이 점점 늘어나 건강한 식량의 자리를 밀어내고 있다고 한다. 알고 보면 더더욱 헤어져야 할 담배! 더 늦기 전에 이 땅의 흡연자들에게 헤어질 결심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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