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연소 '센터백 듀오' 김주성과 이한범 "언젠가 김민재형처럼…"
(구리=뉴스1) 이재상 기자 = 평균 연령 22세. K리그1 12개 팀 중 최연소 센터백 듀오다. FC서울의 중앙 수비수 김주성(23·186㎝)과 이한범(21·190㎝)이 팀의 뒷문을 단단하게 틀어막으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구리 GS챔피언스파크 훈련장에서 만난 안익수 서울 감독은 둘을 향해 "팀의 미래이자 현재"라며 "많은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다. 앞으로 더 기대가 되는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2019년 서울에 입단한 2000년생 김주성은 국내에서 드문 왼발잡이 센터백으로 '제2의 김영권'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일찌감치 김천상무에서 전역, 군복무를 마쳤다는 것도 장점이다.
2021년 서울 유니폼을 입은 이한범은 190㎝의 다부진 체격을 갖췄으며 일찌감치 대형 수비수로 각광 받은 재목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부상 등으로 주춤했으나 최근에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서울의 초반 2위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후방을 책임지는 김주성과 이환범은 공격수 나상호와 함께 FC서울 비상의 핵심으로 꼽힌다.
서로에 대한 칭찬을 해달라는 요청에 김주성은 "한범이의 대인방어 능력은 정말 최고"라며 "후배지만 같이 뛰면서 배우는 게 많다. 만약 내가 뚫리더라도 커버해줄 것이란 믿음이 크다. 덕분에 빌드업도 과감하게 할 수 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이한범은 "주성이형의 허슬플레이는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이라면서 "상대와 더 부딪히고 강하게 하려고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주성이형이 (앞에서) 해주니까 수비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은 흔히 '익수볼'이라고 빌드업 축구를 구사한다. 전술가로 유명한 안익수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넘나드는 유연하고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그만큼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수비수들도 단순히 걷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성용, 오스마르 등 중원에 자리한 선수들과 호흡이 중요하다.
김주성은 "지난해 전역하고 왔을 때는 이해를 못해서 힘든 점도 있었으나 동계 훈련부터 계속 호흡을 맞추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어렵긴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말 배우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한범은 "감독님께서 이전보다 편하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그라운드 안에서 오스마르나 (기)성용이형에게도 도움을 받고 있다. 나 또한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 나이에 군대 문제를 해결한 김주성은 올 초 김천상무에 입대한 팀 동료 조영욱(24), 이상민(25)의 이야기가 나오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얼마 전에 (이)상민이형이 휴가 나와서 봤는데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고 웃은 뒤 "물어보니 내년 8월 전역이라고 하더라. 지금이 아마 제일 힘들 시기일 것이다. 일단 빨리 갔다온 사람 입장에서 심리적인 부담은 덜하다"고 설명했다. 이한범은 "(군대를 다녀온) 주성이 형이 부럽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주성과 이한범은 '포스트 김민재(27·나폴리)' 후보로 꼽힌다. 아직 20대 초중반의 그들은 지금처럼 성장한다면 충분히 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이한범은 "롤 모델은 (김)민재형"이라고 강조한 뒤 "유럽에 나가서 한국 센터백으로 좋은 인상을 남겨줬기에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 진출에도) 도전해보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주성도 "한범이와 같은 생각"이라며 "민재형은 모두가 인정하는 월드클래스 수비수다. 후배들도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이 노력한다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김주성의 롤 모델은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이다. 같은 왼발잡이에 신체조건도 비슷하다. 김주성은 "K리그에서 영권이형의 플레이를 많이 본다"면서 "기본적으로 수비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빌드업을 하면서 앞으로 나가는지를 배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하위스플릿에 머물던 서울은 올 시즌 초반 2위까지 오르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후방을 지키며 의기투합한 둘은 단순히 상위스플릿이 아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주성은 "아직 초반이지만 좋은 성적을 유지해서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꼭 따고 싶다. 나아가 강팀인 전북과 울산도 반드시 잡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이한범도 "주성이형 말대로 상위권 성적과 함께 전북, 울산을 잡고 올라가고 싶다. 예전과는 느낌이 다르다.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팀이 전체적으로 많이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김주성과 이한범은 매 경기마다 경기장을 찾아와주는 많은 팬들에게 고마움도 나타냈다. 이한범은 "입단했을 때부터 코로나 시기라 관중이 많은 곳에서 뛴 적이 없었는데 올해 팬들이 많이 찾아주시니 너무 짜릿했다"면서 "고마운 마음이다. 앞으로도 많이 찾아와서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많은 관중 앞에서 뛰는 것이 가장 바랐던 소망"이라면서 "서울 구단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팬들 앞에서 뛰면 긴장도 되지만 재미있다. 올해 끝까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후회 없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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