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토성 위성에서 1만㎞ 물기둥 분출, 사상 최대 규모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3. 5. 3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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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위성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거대한 물기둥이 분출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물기둥에는 생명에 필요한 유기분자도 있을 가능성도 있어, 외계 생명체 발견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이로 인해 엔켈라두스에서 분출된 물기둥은 토성 주변에 도넛 모양의 수증기 구름을 만든다.

카시니와 달리 제임스 웹은 관측 기간이 짧아 물기둥에서 생명체에 있는 유기화합물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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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작년 11월 엔켈라두스서 관측
8월 새 관측에선 유기분자 탐지 기대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 얼음으로 덮힌 지각 아래에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바다가 있다./NASA

토성의 위성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거대한 물기둥이 분출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물기둥에는 생명에 필요한 유기분자도 있을 가능성도 있어, 외계 생명체 발견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31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Enceladus) 남극에서 우주로 뿜어져 나오는 1만㎞ 길이의 수증기 기둥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물기둥이 뻗은 것과 같다. 이번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도 실릴 예정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미국과 유럽, 캐나다가 25년간 13조원을 들여 개발한 사상 최대 크기의 우주 망원경이다. 2021년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발사돼 이듬해 1월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관측 지점에 도착했다. 나사에 따르면 이번에 제임스 웹이 포착한 물기둥은 지금까지 엔켈라두스에서 관측된 것 중 가장 규모가 크다.

NASA가 공개한 제임스 웹 관측 사진을 보면 상단에 흰색 픽셀 하나가 붉은색 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바로 엔켈라두스(상단 네모 안은 카시니가 찍은 모습)이다. 그 아래 파란색이 바로 엔켈라두스에서 분출된 물기둥이 갈수록 퍼지며 역삼각형을 이루는 모습이다./NASA

◇엔켈라두스 지름보다 20배 멀리 물기둥 분출

나사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상단에 흰색 픽셀 하나가 붉은색 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바로 엔켈라두스이다. 그 아래 파란색이 바로 엔켈라두스에서 분출된 물기둥이 갈수록 퍼지며 역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제임스 웹은 지난해 11월 9일 고해상도 적외선 분광기로 엔켈라두스에서 햇빛이 물 분자에 부딪혀 발생하는 희미한 형광 방출을 포착해 거대한 물기둥을 확인했다. 제임스 웹은 4.5분 만에 엔켈라두스의 지름보다 약 20배 더 멀리 우주로 뻗어 나가는 물기둥을 관측했다.

엔켈라두스는 지름이 504㎞로 지구의 4% 크기에 불과하다. 달과 비교해도 7분의 1에 그친다. 과학자들이 이 작은 위성에 주목하는 것은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함께 태양계에서 물이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천체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곳처럼 물을 살짝 얼린 슬러시나 얼음 상태가 아니라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충분한 온도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유럽의 공동 탐사선 카시니호는 2005년 엔켈라두스 남극에서 물기둥들이 분출되는 모습을 관측했다. 과학자들은 자기력과 중력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엔켈라두스에는 표면의 얼음층과 암석 중심부 사이 지하 40㎞에 최대 수심 10㎞의 바다가 있다고 추정했다.

엔켈라두스는 33시간마다 토성을 한 바퀴 돈다. 이로 인해 엔켈라두스에서 분출된 물기둥은 토성 주변에 도넛 모양의 수증기 구름을 만든다. 제임스 웹 관측 자료에 따르면 엔켈라두스는 초당 약 300㎏의 수증기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데, 이는 18년 전 미국과 유럽의 공동 탐사선 카시니호가 처음 관측한 물기둥과 거의 같은 속도이다.

엔켈라두스는 33시간 마다 한 번씩 토성(위)을 공전한다. 이로 인해 엔켈라두스에서 분출된 묽기둥은 토성 주위에 도넛 모양의 수증기 구름을 형성한다./NASA

◇지하에 생명체 탄생 가능한 바다 있어

과학자들은 엔켈라두스의 바다가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심해저(深海底)와 흡사한 환경을 가졌다고 본다. 1970년대 해양학자들은 심해저 화산지대에서 뜨거운 물이 분출되는 열수분출구(熱水噴出口)를 발견했다. 햇빛도 들지 않는 곳이지만 그곳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지구 초기에 이런 곳에서 생명체가 탄생했을 것으로 본다.

엔켈라두스에도 같은 환경의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토성의 중력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엔켈라두스 내부 바다에 마찰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해저 온천이 생긴다고 본다. 온천수가 지표면의 갈라진 틈을 타고 물기둥으로 분출되는 것이다.

카시니와 달리 제임스 웹은 관측 기간이 짧아 물기둥에서 생명체에 있는 유기화합물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제로니모 빌라누에바(Geronimo Villanueva) 박사는 이날 사이언스에 “오는 8월에 다시 시작되는 관측은 물기둥을 한 시간동안 조사해 그 안에 포함된 유기화합물을 더 잘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켈라두스 표면으로 분출된 물기둥은 토성에 끌려가 고리를 만들고 일부는 다시 얼면서 눈으로 내린다. 미국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에밀리 마틴 박사 연구진은 지난 3월 국제 학술지 ‘이카루스(Icarus)’에 엔켈라두스가 최고 700m 두께의 눈으로 덮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의 물기둥 분출. 토성의 인력에 의해 지하 바다에 마찰열이 생기고, 이로 인해 생긴 온천수가 갈라진 틈을 타고 물기둥으로 분출된다./조선DB

참고자료

NASA, https://webbtelescope.org/contents/news-releases/2023/news-2023-112

Nature Astronomy, https://psg.gsfc.nasa.gov/apps/Enceladus_JWST.pdf

Icarus, DOI: https://doi.org/10.1016/j.icarus.2022.115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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