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군사정찰위성 발사때 사고발생”…실패 인정하며 체면구긴 北

北“운반로켓 2단엔진 비정상, 서해에 추락”
실패 경위 공개하며 “빠른기간 내 2차발사”
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체 ‘천리마-1형’

북한이 지난해 12월 정찰위성 관련 시험을 하며 공개한 우주발사체 모습. [조선중앙통신/매경DB]

북한이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31일 (오전) 6시 27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됐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발사된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 중 1계단(단계)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북측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발동기체계의 믿음성(신뢰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 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해당 과학자,기술자,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북측은 “국가우주개발국은 위성발사에서 나타난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 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도 “북측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방 200여 km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위성발사 계획을 공개하며 1단 로켓 낙하지점으로 ‘전북 군산 쪽에서 서해 멀리’, 페어링(위성 덮개) 낙하지점으로는 ‘제주도에서 서쪽으로 먼 해상’, 2단 로켓 낙하지점으로는 ‘필리핀 루손섬 동방 해상’을 지목한 바 있다. 그러나 2단 로켓에 문제가 생겨 발사가 실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첫 해인 지난 2012년 4월 ‘광명성 3호’ 위성발사 실패 때에도 관영매체에 ‘위성이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며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북측은 이번에는 위성실패 관련 경위와 초기 파악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며, 후속 계획까지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자신들의 위성발사가 정상적인 조치임을 부각시키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북한은 발표를 통해 군사정찰위성 1호기 명칭이 ‘만리경-1호’라고 밝혔다. 또 신형 우주발사체를 ‘천리마-1형’으로 명명했다. 북측은 새로운 우주발사체가 액체연료와 고체 연료 가운데 어떤 것을 사용하는 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발사체는 북측이 지난해 12월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면서 내놓은 사진 속에 나온 것과 동일한 기종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