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찾아온 디아블로4…텐트부대부터 흉기위협까지 뜨거웠던 흥행 재연될까
'오픈 월드' 시스템 첫 적용
"한국 맞춤형 이벤트 준비"
텐트부대·수천명 집결 흥행 이어갈까
한국은 디아블로에 특별한 나라입니다.
로버트 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장
미국 게임 개발사 블리자드가 야심 차게 내놓는 디아블로4가 베일을 벗었다. 2012년 디아블로3가 나온 지 11년 만에 나온 정규 작품이다. 블리자드는 한국 시장 공략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디아블로3 한정판 제품을 사기 위해 밤새 대기줄을 섰던 기억을 잊지 않기 때문. 블리자드가 '어게인(Again) 2012'를 노리는 이유다.
"한국을 잡아라"…전용 이벤트 수두룩
이 회사는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디아블로4 출시 계획을 알렸다. 이 게임은 다음 달 6일 전 세계에서 출시를 시작한다.
1997년 첫 번째 시리즈부터 이어져 온 이야기 흐름을 이어받았다. 게이머들은 악마와 타락한 야생동물로 대표되는 악의 세력에 맞서 성역을 지켜야 한다. 치열한 전투와 블록버스터급 그래픽이 특징이다. 이전 작품과 가장 큰 차별점은 처음으로 '오픈월드' 시스템이 도입됐다는 점이다. 오픈월드는 게임이 미리 정해놓은 대로만 움직이지 않고 게이머가 알아서 게임을 풀어가는 시스템이다. 디아블로4 개발을 이끈 조 셜리 디아블로4 게임 디렉터는 "게임 전체에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며 "새 아이템을 추가했고 편의 기능도 더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소비자들만을 위한 특별 이벤트도 마련했다. 로버트 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장은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을 강조한 다양한 경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 게임을 배경으로 만든 체험존 '헬 스테이션'이 대표적이다. 버거킹에선 게임을 주제로 한 메뉴를 판매하고, 굿즈(상품)를 살 수 있는 콘셉트 스토어를 연다.
한국 게임 문화를 상징하는 PC방에서 6주 동안 총 네 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면 '부지런한 방랑자' 타이틀을 제공한다. 타이틀은 '이 게이머가 열심히 게임을 했다'를 증명하는 용도다. 유명 웹툰 작가인 조석은 디아블로4를 주제로 만화를 그려 선보인다. 조석은 축하영상을 통해 "학창 시절부터 즐겼던 게임에 함께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디아블로3 흥행 재연될까
블리자드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디아블로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각별한 애정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회사는 스마트폰으로 디아블로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내놨지만 세계 무대에서 '실패작'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디아블로4를 통해 명예 회복에 나서야 하는 상황.
2012년 5월 디아블로3가 출시됐을 때 공식 판매 행사가 열렸던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비트플렉스 앞에는 수일 전부터 텐트를 치고 줄을 서는 '텐트 부대'가 등장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선착순 100명 중 1명을 추첨해 최고급 그래픽 카드를 주겠다'는 이벤트를 내걸자 2,000여 명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모여들었다. 게이머들은 이날 일을 '헬십리 사건', '왕십리 대란'이라고 부른다.
당시 게이머 이모(26)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날카로운 단도를 차고 있는 사진과 칼로 사람을 찌르는 사진을 올리고 "(디아블로 행사장에서) 새치기하지 말라", "행사 때 옆구리 조심하라" 등 협박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소동도 있었다. 그는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입소문과 이슈몰이가 게임 흥행에 중요한 것을 고려하면 블리자드가 한국을 '특별한 나라'로 나눌 만했다.
한국이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손꼽히는 게임 시장이란 점도 작용했다. 이날 회사 측은 "한국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게임 소비자들은 그래픽이나 스토리, 주제음악(OST)까지 모든 분야에서 수준 높은 게임을 좋아하는 만큼 한국에서 성공하면 곧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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