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8월 평년보다 기온·강수량 ↑”… 폭염·폭우 ‘슈퍼 엘니뇨’ 오나[Who, What, Why]

정철순 기자 입력 2023. 5. 31. 09:00 수정 2023. 5. 3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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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 일찍 찾아온 더위… 올 이상기후 전망
한반도인근 저기압성 순환 강화
1950년 이후 엘니뇨 23회 발생
강한 엘니뇨땐 강수량 2배 늘어
올 여름엔 기온 상승 요인 많아
7월, 40% 확률로 강수량 증가
8월엔 평년과 비슷할 확률 50%
전문가들은 세계 날씨를 변화시키는 엘니뇨 현상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하고 인류에 더 많은 피해를 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 위쪽부터 아래로 아르헨티나 엔트레리오스 지역에 내린 폭우로 상가와 주택 옆 도로가 침수된 상황.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브라질 열대우림 아마존 일대에 발생한 산불과 연기. 폭염 경보가 발령된 서울 지역 한 도로 위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모습. AP연합뉴스

최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높게 관측되면서 6∼7월에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게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은 많은 강수와 이상기후 등 돌발 변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엘니뇨가 나타날 경우 여름철(7월 중순∼8월 중순)에 열대 중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대류활동이 강화되고 열대 중태평양에서 동아시아 지역으로 대기파동이 유발돼 한반도 부근에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된다. 이로 인해 남쪽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을 보일 수 있다. 지난해 여름 갑작스러운 폭우로 서울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긴 바 있어 당국은 여름 폭우를 경계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에 발달한 엘니뇨에 대해 예의 주시하면서도 기후 간의 상관성을 보려면 단순선형적인 분석 외에 태평양·인도양·대서양 해수면 온도와 인도몬순 등 다양한 기후 감시 요소와 결합해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통보관들이 이달 초 엘니뇨 여파에 따른 여름 기온·강수량 전망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과거 엘니뇨 발생과 한국 영향은 = 엘니뇨는 기후변화가 아닌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기후 변동성으로, 동·중태평양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이다. 1950년 이후 엘니뇨는 23회 발생했는데, 이 중 1973년 이후로 여름 엘니뇨는 12회(1982·1987·1991∼1994·1997·2002·2004·2009·2015·2019년)였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여름 기온은 하강하는 경향이 강하고, 강수량은 7∼8월에는 평년과 비슷하나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증가하는 경향이 크다. 지구온난화라고 하면 기온이 무조건 높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해빙이 감소되고 북극진동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의 기온 변동성이 강해져 여름철 기온 하강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 한국에선 12회의 여름 엘니뇨 기간 중 6·7·8월 월별 기온을 보면 1991년 6월과 1994년 7·8월, 2019년 8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그 외에는 모두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낮게 나타났다. 특히 1991년 8월은 평년보다 1.4도 낮았다. 강수량 상승은 중부 지역보다 남부 지역에서 더 크게 기록됐다. 12회의 여름 엘니뇨 기간 중 6·7·8월 강수량을 비교해 보면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은 10개월이었고 같은 경우는 12개월, 적은 경우는 14개월이었다. 하지만 7월 중순∼8월 중순 사이 남부 지역에 국한돼 살펴볼 경우 12회 중 7회가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을 보였고, 평년보다 적은 경우는 4회에 불과했다.

강한 엘니뇨는 1982·1987·1991·1997·2015년 등 5차례 발생했다. 강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여름철 강수량 증가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1987년 7·8월 강수량과 1991년 6월, 1997년 6·7월 강수량이 증가했는데, 1987년 8월 평균 강수량은 451.3㎜로 평년 강수량(225.3∼346.7㎜)보다 크게는 2배가량 많았다.

◇엘니뇨에 따른 올해 여름 기온·강수 전망은 = 평소보다 엘니뇨의 발달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정도 또한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하지만 기상청은 8∼9월쯤 돼야 ‘강한 엘니뇨’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도 같은 입장이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과거에도 엘니뇨가 봄철에 관측된 적은 있지만 강함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었다”며 “해수면 상승 현상이 일찍 관측됐다가 사라진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했고, 강수량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엘니뇨의 영향을 받을 경우 여름 기온이 하강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기상청은 유라시아 대륙의 눈 덮임과 북극 해빙을 비롯해 태평양·대서양 해수면 온도 등 다양한 요인을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과장은 “엘니뇨가 한반도에 기온 하강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기온을 결정하는 절대 요인은 아니며 전 지구적 요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올해 여름 기온을 결정하는 기후 감시 요소 중 상승 요인이 더 많다”고 밝혔다. 다만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 강수량 증가 요인 중 엘니뇨의 영향을 크게 봤다. 기상청은 최근 ‘3개월 전망’을 통해 엘니뇨가 발달함에 따라 한반도 부근에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서 남쪽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은 각각 40%의 확률로 평년(245.9∼308.2㎜)과 강수량이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분석했으며, 8월은 평년(225.3∼346.7㎜)과 비슷할 확률을 50%, 많을 확률 30%, 적을 확률 20%로 내다봤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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