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서 커피 주문해볼까"…KT, 7월 '지니버스'에 생성형 AI 접목
"생성형AI·디지털트윈 기술, 침체된 메타버스 산업 일으킬 것"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KT는 하반기부터 자영업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에 상점을 입점해 실제 제품을 판매·홍보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지니버스'에는 자신의 집 주소 입력 시 해당 집이 메타버스 세계에 구현되는 '디지털트윈'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KT는 여기에 더해 메타버스 세계에도 실제 가게 등이 입점해 상업지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지니버스' 관련 설명회에서 자사 생성형 AI '믿음'을 접목한 지니버스를 오는 7월 업데이트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자로 참가한 이주철 KT 융합기술원 AI 메타서비스 개발팀장 등은 생성형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이 침체된 메타버스 산업을 일으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용자들이 친구들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며 소통하는 것을 넘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등의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버스가 이대로 무너진다고?…생성형 AI가 돌파구될 것"
"2D 도면으로 3D 건축물 구현…디지털트윈 기술로 메타버스에 상업공간 구현"
최근 업계에는 메타버스가 최근 초거대 AI에 밀려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메타버스 이용률은 4.2%였다. 또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수십억원을 들여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의 하루 방문객 수가 약 200명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김주호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전산학부 부교수는 메타버스가 챗GPT 등 생성형 AI 시장을 더 키울 '킬러 앱'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미국 컴퓨터 과학자 아이번 서덜랜드의 발언을 인용해 메타버스가 성공하려면 "그 가상세계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고 진짜처럼 움직이게 하고 진짜처럼 들리게 하고 진짜처럼 느껴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은 시각적인 요소에만 진짜처럼 느껴지게 할 뿐이라 이용자 측면에서 쉽게 질릴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메타버스 세계 내 배경이나 물체를 일일이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도 들었는데 그 해결법이 '생성형 AI'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와 메타버스가 '생성'이라는 공통적인 키워드를 지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용자가 어떤 식으로 말해도 (생성형 AI가) 그럴듯한 답을 텍스트로 주기도 하고 '미드저니'나 '달리'처럼 텍스트를 주면 이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한다"며 "(생성형 AI가) 굉장히 저렴하고 확장성 있게 다양한 형태로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로 돈을 버는 회사도 몇 군데 없다. 생성형 AI도 '킬러 앱'을 굉장히 필요로 한다"며 "메타버스가 생성형 AI의 킬러 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T 융합기술원은 현재 지니버스에 생성형 AI '믿음'을 적용한 AI NPC를 구현하기 위해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AI NPC는) 지니버스 이용자가 길을 헤매거나 어떤 걸 해야 할지 막막할 때 안내하는 등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똑같은 튜토리얼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이용자의 상황이나 환경에 맞게 분배하는 등의 응대할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원종서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 팀장은 생성형 AI로 '메타버스 2.0'을 구현한다는 목표 아래 'AI 밈(M.I.M)'(가칭), 'AI 트윈', 'AI NPC' 등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니버스를 타사 메타버스와 차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팀장은 AI 밈의 '밈'이 '메시지(Message)', '이미지(Image)', '모션(Motion)'의 줄임말이라고 설명했다. 원 팀장은 "메세지, 이미지, 영상 모션 등 다양한 데이터가 (메타버스에) 입력돼 다양한 창작물이 나올 수 있게끔 하는 것"이라며 생성형 AI 기반의 콘텐츠 소비 경험을 확장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KT가 이날 예시로 든 메타버스 콘텐츠로 '보라 쇼츠'가 있다. KT는 ENA 오리지널 드라마 '보라! 데보라'를 소개하는 전용관을 지니버스에 구현할 계획이다. 생성형 AI 중 하나인 모션 AI가 적용돼 아바타가 드라마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데 드라마 영상과 아바타를 자연스럽게 합성해 짧은 영상(쇼츠)을 제작해준다.
AI가 도면 입력부터 분석, 모델링까지 수행해 디지털트윈 공간을 만드는 기술인 'AI 홈트윈'도 이번 지니버스 개편 주요소다. 원 팀장은 'AI 홈트윈'이 지니버스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이용자가 실제 거주하는 아파트 주소를 입력하면 지니버스에 해당하는 아파트 도면을 바탕으로 한 '지니홈'이 생성된다. KT는 이용자가 이곳에서 1000여개의 아이템으로 이용자 개성에 맞는 공간을 꾸밀 수 있다고 전했다.
KT는 여기에 더해 지니버스에 실제 상점을 구현·이용할 방안도 계획 중이다. KT는 시범 서비스로 현재 융합기술원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한 카페를 지니버스에 구현했다. 지니버스에서 음료를 주문한 뒤 실제 매장에서 받는 서비스로, 메타버스의 상업지구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원 팀장은 "자영업자 입장에서 오프라인에서는 내 상품을 판매하고 홍보한 게 메타버스 가상 공간으로 들어오는 것"이라며 "이러한 경험 확장은 결국 소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자영업자와 메타버스 사업자 간) 상호 발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업지구 유료화 관련해 이주철 팀장은 "사업 부서가 붙지 않은 상황이라 수익을 어떻게 가져갈 건지 등 사업 측면은 (관련 서비스) 정식 출시 후 말씀드리는 게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모바일 앱으로만 운용 중인 지니버스를 혼합현실(MR) 기기에 구현하는 데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팀장은 "지니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지니버스에 산, 바다 등 자연물을 볼 때 힐링된다는 답변이 많았다"며 "일인칭 뷰로 가면 서비스 매력도가 높아질 거로 생각해 (기기 구현에)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KT는 개편한 지니버스 앱을 AI 및 메타버스 교육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KT는 현재 사회공헌활동 중 AI 및 메타버스 교육에 타사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데, 하반기부터는 지니버스에 교육장을 건설해 정보화 교육,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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