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대혼란 일으킨 미사일 경보…일본보다 늦고, 경기도는 안보내고

서울시가 31일 오전 6시41분 발송한 경계경보와 행정안전부가 오전 7시3분 발송한 '오경보' 안내문자.

시민들의 혼선과 불안이 가득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카톡 캡처.

카톡 대화방 캡처.

직장인들이 서둘러 출근을 준비하던 31일 오전 이른 시각.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발령으로 한바탕 혼선이 빚어졌다.

일본은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신속 정확하게 사태를 알리고 대피를 유도했다.

한국은 서울시만, 그것도 일본보다 늦게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는 경계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그나마 행정안전부는 '오발령'이라고 경보발령을 취소했다.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시점은 오는 6시32분. 북한은 대부분 동해안쪽으로 발사체를 쏜다. 한반도 상공을 지나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많지 않다.

그리고 2분뒤인 6시34분 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오키나와현 주민을 대상으로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인공위성으로 지자체 등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 안이나 지하로 피난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발사후 9분이 지난 6시41분. 서울 시민들에게는 휴대전화로 재난 문자가 날라왔다.내용은 이렇다.

'오는 6시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서울시 재난 문자에는 '왜 경계경보를 발령했는 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서울시민 김성진씨는 "발령 이유가 빠진 재난 문자가 어디있느냐"고 비판했다.

혼선은 끝나지 않았다. 서울시는 경계경보 문자를 발송했지만 경기도나 다른 지역은 북한은 발사체 발사에도 아무런 경고음을 내지 않았다. 이날 경기 평촌에서 4호선을 타고 서울시로 출근한 박정인 씨는 "서울과 경기가 같은 생활권인데, 서울은 경보가 울리고, 경기는 울리지 않았다"면서 "평상시에 위급하지도 않은 재난문자를 쏟아내더니 정작 비상시에는 보내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결국 혼란 상황은 민방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정리하고 나섰다.

행안부는 이날 오전 7시3분 '6시41분 서울특별시에서 발경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는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시도 오전 7시25분 '미사일 발사로 인해 위급 안내문자가 발송되었습니다.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 해제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상황 종료 메시지를 발송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가 남쪽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군은 발사체 기종,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 중이다. 합참의 발표 직후 서울 전역에 경계경보가 울렸다.

앞서 북한은 이달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며 1단 로켓 낙하지점으로 '전북 군산 쪽에서 서해 멀리', 페어링(위성 덮개) 낙하지점으로는 '제주도에서 서쪽으로 먼 해상', 2단 로켓 낙하지점으로는 '필리핀 루손섬 동방 해상'을 지목했다.

한편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조태용 안보실장 주재로 열리며,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