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콘서트 앞에서 보려면 NFT 사야 한다고?

편지수 2023. 5. 3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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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공연 '흠뻑쇼' NFT 선예매 등장
티켓·멤버십으로 암표 막고 팬덤은 강화
공연계에 멤버십, 티켓 등으로 이용 가능한 유틸리티 NFT(대체 불가능 토큰)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공연계에 NFT(대체 불가능 토큰) 바람이 불고 있다. 암표를 방지하기 위한 NFT 티켓에 이어 얼마나 '찐팬'인지 고스란히 기록이 남고, 선예매 혜택까지 포함된 NFT 멤버십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NFT 투자 심리는 얼어붙었지만 실제 서비스로 활용 가능한 '유틸리티 NFT'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흠뻑쇼 공지 뜨자 '싸이거' 가격 올랐다

피네이션(P NATION)은 가수 싸이의 여름 콘서트인 '흠뻑쇼'에 NFT 선예매를 도입했다. 흠뻑쇼는 매년 전회 매진기록을 세우고, 티켓팅 서버가 마비되는 인기 공연이다. 일반 예매는 내달 7일 오후 8시에 시작하는데, '싸이거'(pSYger) NFT를 보유하고 티켓사이트에 인증하면 같은날 낮 12시에 예매할 수 있다.

싸이거 NFT 홀더(보유자)는 흠뻑쇼뿐만 아니라 '올나잇 스탠드' 등 싸이의 모든 공연을 선예매할 권리를 가진다. 소유한 팬에게만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한정판 유료 멤버십의 효과를 갖게 되는 셈이다. 

피네이션은 지난해 싸이 팬 커뮤니티 쏘싸이어티(soPSYety)를 내고 5200개의 싸이거 NFT를 민팅(발행)했다. 지난 27일 오후 4시 선예매 신청을 앞두고 거래가 중단되기 전까지 업비트NFT에서 싸이거는 0.09~0.1이더리움(약 22만~25만원)에 거래됐다. 흠뻑쇼 티켓팅 공지가 올라오기 전인 지난 22일에는 0.06이더리움에 거래됐는데 콘서트 티켓 공지가 올라온 후 급격히 뛴 셈이다.

쏘싸이어티는 싸이거 NFT를 통해 불법 암표거래 근절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선예매를 신청한 NFT 보유자 본인만이 콘서트 당일 티켓을 수령하도록 하고, 암표 거래 중 발각되면 티켓을 무효처리하는 등 홀더의 쏘싸이어티 활동을 제재하기도 했다.

암표 근절에 '찐팬' 관리효과 톡톡

공연계에서는 위조 및 사기 티켓을 막고 암표를 근절할 수 있는 티켓형 NFT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종이나 다른 디지털 티켓과 달리 NFT 티켓은 거래 내역이 고스란히 남는다. 별도의 인식값이 부여돼 있고 양도 등도 투명하게 관리돼 주최 측에서 암표 관리가 용이해진다. 일부 티켓의 경우 아예 출고나 양도가 불가능하도록 막기도 한다.

그러나 접근성의 한계로 모든 티켓을 NFT로 판매하기는 쉽지 않다. 일부 공연은 NFT 티켓을 한정 판매하되, 입장권뿐만 아니라 소수의 홀더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워터 댄스 뮤직 페스티벌 '워터밤'은 3000개의 워터밤 리그 NFT를 판매했는데, 애프터 파티 참여나 서울 스카이 라운지 입장권 증정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도 NFT 티켓을 판매하고 홀더에게 특별 굿즈나 팬미팅 참여 기회 등을 선물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NFT티켓은 공연 산업의 가장 큰 약점인 암표 거래를 막을 수도 있지만, 마케팅과 팬덤 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도입하는 곳도 늘고 있다"면서 "고객이 기존에 제공받지 못한 혜택, 즉 로열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NFT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지갑 사업자도… NFT 티켓 뛰어들어

늘어난 수요에 맞춰 각종 블록체인 기업도 NFT 티켓·멤버십 발행 지원에 나섰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은 자사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에서 자라섬 페스티벌 입장권인 'NFT PASS'를 발행했다.

'버클'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스어답션은 보증서에 이어 멤버십과 티켓으로 NFT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매스어답션은 자동차 문화그룹 피치스와 협약을 맺고, NFT티켓을 통해 입장할 수 있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이자 지갑 '클립'을 운영하는 그라운드엑스는 멜론과의 협업을 통한 NFT 형태의 '디지털 티켓'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라운드엑스 관계자는 "클립 지갑에서 NFT를 멤버십, 쿠폰 등 용도별로 나눠서 서비스를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티켓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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