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용 GH 사장 "글로벌 경쟁력 있는 K-스마트시티 '경기' 만들겠다"
2018~2021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말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에 올라 취임 5개월째를 맞는 김세용(58) 사장은 수도권 두 축인 서울시와 경기도의 산하 주택공공기관 수장을 역임한 이력으로 남다른 인사이트를 보유해 정부정책의 방향성에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노후 도심 재정비, 비즈니스밸리 등 미래 도시의 경쟁력에 밑거름을 쌓아가는 중요 정책사업에서 김 사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지난 5월22일 경기 수원시 권중로의 GH 본사에서 김 사장을 만나 첫 질문으로 "서울과 경기 중에 어느 곳이 더 살기 좋은가"를 물었다. 그는 "서울은 1~2인가구, 경기는 자녀 세대를 양육하는 3~4인가구가 살기에 편리한 도시로 변모해가고 있다"면서 "그에 맞는 주거정책의 설계와 실행이 필요한 때"라고 답했다.
"모스크바 등 면적 1만㎢ 이상 거대도시들에 비해 경기도는 넓은 것이 아니다. 면적 대비 인구가 많고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하다. 서울의 면적은 싱가포르보다도 좁다. 서울 인구 감소의 원인을 놓고 도시 경쟁력이 낮다는 시각이 있었는데 더 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좁은 면적에 사람이 몰리는 건 여러 부정적 현상만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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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도시 타마 뉴타운은 현재 공실이 늘고 고령화됐다. 범죄율이 올라가는 등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국내 상황을 봐도 코로나19 때 과수원에서 과일을 관리하는 단기 고용 외국인의 입국이 제한돼 과일 값이 급등했다. 인프라를 멈추지 않게 하려면 외국인을 정착시키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겠지만 한국 사회는 쉽게 인식이 바뀔 것 같지 않다."
김 사장은 "외국인 노동자가 소위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작업)에 종사하는 것보다 최우수 외국인이 찾아오는 사회에 발전이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수원 삼성전자와 강남 테헤란로에 외국인 지식 노동자가 많은데 한국에 정착하지는 않는다"면서 "한국이 이들에게 쏟은 투자가 꽤 되는데도 인재를 키워놓고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은 유학생으로부터 더 많은 학비를 받지만 한국은 자국 학생들과 똑같은 등록금을 내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우려가 있다.
김 사장은 "신도시를 선택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같다"면서 "자녀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았으면 하는 이유다. 인구가 정체된 선진국의 신도시는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조성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 김 사장은 여성과 남성의 생각이 다르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여성의 경우 왜 출생률을 높여야 하는지 여러 의견이 있고 남성들은 '그래도 국가를 유지하려면 아이를 낳아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다"면서 "육아복지제도가 잘 된 나라의 출생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한국 사회는 대체로 여성이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되다 보니 출생정책에 대해 시니컬하고 남자들은 출생률을 높이자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자녀 한 명당 얼마씩 지원하는 방식의 정책은 매우 잘못됐다"면서 "GH 기혼자 직원의 자녀 수가 평균 1.8명인데 정부기관 1.3~4.0명, 전국 0.7~0.8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3명보다 많다. GH 직원들의 출생률이 높은 이유는 육아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H는 사내 각종 육아복지제도를 테스트베드 삼아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GH 직원들이 느낀 직장 내 보육시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회사는 이에 대한 투자만은 아끼지 않고 있다. 자녀 양육 직원의 유연근무제 시행은 물론 육아휴직의 경우 성별 사용자 수를 공개하고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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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20년 전만 해도 현재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주공아파트는 삼성물산, 현대건설의 브랜드 아파트보다 인기가 높았다"면서 "정부가 지어서 튼튼하다는 신뢰가 있었다"고 말했다. 공공주택 품질 논란에 대해 그는 "민간 건설회사가 공사비를 올려 아파트 품질을 높이고 브랜드화하는 상황에 공공기관은 공사비를 제한받고 일부 자재의 중소기업 제품 사용을 의무화해 경쟁이 안됐다"면서 "지금 공공주택에 입주하는 20~30대는 소득 2만달러시대에 태어나 소비 수준이 높은 만큼 디테일에서 민간을 앞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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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그동안 지방균형발전을 다룬 법이 작동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수도권의 국회의원 수보다 비수도권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수도권 인구 비율이 50%를 넘어 내년 총선 땐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원 수가 비슷해지고 선거구 조정이 이뤄져 수도권 집중 관련 입법의 합의가 수월해질 것이다. 이를 막을 또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GTX로 인해 예상되는 서울 빨대 효과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은 도시의 복합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GH는 제3판교테크노밸리의 자족기능을 위한 '판교 스타트업 플래닛'(가칭) 사업이 2년 후인 2025년 첫 삽을 떠 2026~2027년 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65년생 ▲고려대 건축공학 학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컬럼비아대 대학원 석사 ▲고려대 건축공학 박사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특별위원 ▲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
김노향, 정영희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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