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3조원 투자" 넷플릭스, 마냥 웃을 수 없는 까닭
[편집자주]넷플릭스가 앞으로 4년 동안 25억달러(3조3000억원)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성과지만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국내 콘텐츠 업계에 활기가 돌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넷플릭스가 K-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발표된 투자 규모가 기존 수준보다 파격적인 것도 아닌데 저작권 및 망사용료 등 불리한 국내 이슈를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① "4년 동안 3조원 투자" 넷플릭스, 마냥 웃을 수 없는 까닭
② 국내 투자 늘리는 넷플릭스… K-콘텐츠 하청기지화 '우려'
③ 선심쓰는 넷플릭스에 난감해진 '망사용료'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향후 4년 동안 한국에 수 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K-콘텐츠'로 성과를 낸 만큼 한국의 잠재력을 인정한 행보다. 투자 발표에 콘텐츠업계의 기대감이 엿보이지만 마냥 웃을 순 없는 상황이다. 연간 투자 규모가 작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고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납부하는 법인세 규모도 턱없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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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역량을 보유한 국내 제작사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제작 경쟁력을 가진 국내 제작사가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콘텐츠 제작 수요 증가로 제작 인프라가 확충되고 기술이 고도화되는 효과도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 일자리 역시 약 6만8000개가 창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 배경에는 K-콘텐츠의 잠재력이 꼽힌다. 넷플릭스가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자들을 제치고 글로벌 선두 OTT사로 도약하는 데 한국 콘텐츠의 선전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021년 전 세계를 강타한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미국 방송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에미상 6개 부문을 석권했다.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츠 10편 중에서 1위를 차지했고 '지금 우리 학교는'이 4위,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더글로리'는 5위를 차지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7위였다. 전 세계 190여개국 2억3100만 넷플릭스 가입 가구 중 60% 이상이 K-콘텐츠를 시청한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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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3조원 투자는 이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K-콘텐츠의 성장성이나 지식재산권(IP) 확보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넷플릭스 입장에선 한국 콘텐츠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2022년 콘텐츠 투자액 외부 추정치는 작품당 단가를 동일하게 예상해 연간 공개 작품 수를 단순히 곱한 산술의 결과"라며 "다양한 작품당 실제 제작비가 반영되지 못한 오류이고 지금껏 공식적으로 투자액을 밝힌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비는 제작된 연도와 공개되는 연도가 다를 수 있어 연 단위로 발표하지 않음을 양해 바란다"고 설명했다.
급한 불을 끄는 듯 싶었지만 '조세 회피' 논란이 불거졌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과 견줘 22% 늘어난 7733억원이었지만 같은 기간 법인세는 31억원에서 33억원으로 6%(2억원) 증가한데 그쳤다. 이는 '매출원가'를 전년(5335억원)보다 많은 6772억원으로 책정해 영업이익이 16% 감소한 143억원에 불과한 탓이다. 넷플릭스가 국내 수익 상당 부분을 해외로 옮겨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실에 따르면 넷플릭스 본사의 최근 3년 동안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60%대 초반 수준이었지만 넷플릭스 한국 법인은 2020년 81.1%, 2021년 84.5%, 2022년 87.5%로 매년 올랐다. 넷플릭스 본사와 한국 법인 간 매출원가 비율의 격차가 20%포인트 이상인 것이다.
높은 매출원가는 회계상 이익이 줄어 들게 만들어 넷플릭스가 실제 매출보다 법인세를 적게 납부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국내 OTT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행태는 상실감을 준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돈을 버는 만큼 제대로 납세하도록 만들어 국내 OTT와의 역차별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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