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들풀 혹은 잡초/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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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끝자락 퇴계로에서 점심 약속이 있어 가는 길, 늦었다.
오랜만에 택시를 탔지만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그런데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내려고 카톡을 여는 순간 약속 시간이 열두 시 삼십 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10분 늦을 판이었는데 갑자기 50분 여유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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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끝자락 퇴계로에서 점심 약속이 있어 가는 길, 늦었다. 오랜만에 택시를 탔지만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그런데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내려고 카톡을 여는 순간 약속 시간이 열두 시 삼십 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10분 늦을 판이었는데 갑자기 50분 여유가 생긴 것이다.
정독도서관 언저리에 살던 어린 시절 학교에 갔다 오면 가방을 던져 놓고 남산 초입까지 거리와 사람 구경을 하며 걸어갔다 오곤 했다. 그때 생긴 어린이회관 건물에 지금은 서울과학전시관이라고 적혀 있다. 어린이회관에 들어가려고 정말 한참이나 줄을 섰던 기억이 난다.
김유신 장군상과 이시영 선생상을 지나면 백범 김구 선생상이 나타난다. 공원의 나무와 잔디는 자주 매만지는 듯 잘 가꾸어 놓았다. 그 사이로 씀바귀며 개망초가 자연스럽게 피어 있다. 꽃을 피우기 전에는 잡초에 불과했을 들풀이다. 공원을 관리하는 분들의 안목이 감탄스러우면서 고마웠다. 남산의 들꽃으로 뜻밖의 위안을 얻은 하루였다.
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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