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현진의 돈과 세상] [125] 인터넷 혁명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은 생필품이다. 인터넷이 차단되면 하루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불편하다. 그런데 그것이 냉전 시대의 산물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인터넷은 미국 국방부가 군사 목적으로 시작했다.
1957년 10월 구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에 띄워 올리자 미국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듬해 항공우주국(NASA)을 설립하고, 국방과 우주항공 분야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컴퓨터 처리 능력 향상을 위해 컴퓨터끼리 연결하는, 국방부 프로젝트도 발동했다. 1969년 드디어 미국 서부의 몇 개 대학교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되었다. 아르파넷(ARPANET)이라는 이름의 그 네트워크는 외국으로도 이어졌다. 하지만 군사용으로 개발되다 보니 영국과 노르웨이 등 소련을 견제하는 데 협조가 필요한 나라만 초대받았다.
한국은 아르파넷에 초대받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 과학자들이 국내 원거리 컴퓨터끼리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자기들만 컴퓨터끼리 통신하는 능력이 있다고 자부했던 아르파넷 참가국들이 깜짝 놀랐다. 스푸트니크 쇼크에 버금가는, K쇼크였다.
그때까지 아르파넷은 회선교환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발신자와 수신자가 전용 회선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패킷교환방식(TCP/IP)을 시도했다. 오늘날 국제 표준이 된 그 방식은 안정성과 효율성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 또한 컴퓨터의 폐쇄성이 무색해진다. 모뎀이라는 장치만 붙이면, 어떤 컴퓨터라도 쉽게 통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 사실을 깨닫고 1983년 허겁지겁 군사 정보를 분리하고 아르파넷을 해체했다. 대중 인터넷 시대의 개막이다.
1982년 5월 31일 200킬로미터 떨어진 서울대학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구미연구소의 컴퓨터가 일반 전화선을 통해 느린 속도로 연결되었다.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속담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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