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기후위기에 대처할 ‘정치’의 역할은?

경기일보 2023. 5. 3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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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이른 아침,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대한민국 국회가 처음 문을 연 1948년 5월31일을 기념하는 ‘제75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과 ‘제3회 대한민국 의정 대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3선 의원인 만큼 여러 번 상을 받을 감사한 일이 있었지만 이날의 수상이 특히 영광스러웠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공동대표로 있는 ‘국회 기후변화포럼’이 우수 국회의원 연구단체 부문에 선정돼 대표로 상을 받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국회 기후변화포럼은 2007년, 우리나라도 더 이상 기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이 문제에 대해 정치의 역할은 없는지 고민하며 창립된 단체다. 현재 40여명의 국회의원과 정부, 산업계, 시민, 학계 등 각계 전문가가 포함돼 있다.

나 역시 2021년,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및 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앞으로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후위기에 정치적인 해법은 없는지 고민하며 노력할 것이다. 그렇기에 국회 기후변화포럼의 공동대표로서의 수상은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상’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바로 국회 기후변화포럼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 때문일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책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됐다. 홍수를 비롯해 살인적인 폭염과 가뭄, 역대급 폭풍과 허리케인이 아시아, 미국, 유럽을 망라한 전 지구를 덮쳤다.

이미 유엔 재난 위험감축국(UNDRR)은 지난 20년간 대형 재난이 연 350~500건씩 발생했으며 2030년에는 하루 1.5건씩 이상기후로 인한 대형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을 한 바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당장 이번 주 뉴스에서만 해도 20년 만에 슈퍼 태풍 ‘마와르’가 괌에 상륙해 공항 활주로가 망가져 한국인 관광객 3천400여명이 발이 묶였다가 일주일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내가 나고 자란 고장이자 지역구인 평택에서도 겪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평택시의 직간접적인 피해는 매년 보고되고 있다.

성질 급한 벚꽃이 개나리와 같이 피던 올봄, 이상 기온으로 평택시 과수농가의 피해가 속출한 것이다. 올해는 이상 고온으로 평년보다 과수 개화 시기가 빨라졌지만 지난 3월 말과 4월 초 다시 영하 0.1도까지 떨어지는 이상 저온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평택지역 배 재배 농가의 90%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체리와 블루베리 등 다른 과수농가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 역시 평택의 과수 저온 피해 농가를 찾아 그분들의 안타까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행히 중앙정부, 경기도와 협의해 농업재해로 인정받아 피해 복구 비용 등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올여름, 엘니뇨의 영향으로 역대급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들이닥칠 것이란 보도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평택시의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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